[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늘(7일) 밤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필리핀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맞붙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960년 우승 이후 59년 만에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4년 전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결승까지 올랐다가 개최국 호주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한도 풀어야 한다.

모든 국제대회가 그렇듯 첫 경기 스타트가 중요하다. 한국이 첫상대로 필리핀을 만난 것은 어쩌면 행운이라 할 수 있다. C조에는 한국(FIFA 랭킹 53위), 필리핀(116위)과 함께 키르기스스탄(91위), 중국(76위)이 속해있다. FIFA 랭킹을 놓고 봐도 그렇고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도 필리핀이 가장 약체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한국과 비교할 상대가 못된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필리핀과 7번 싸워 모두 이겼다. 총 36골을 넣었고,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완벽한 우위이기에 한국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필리핀전을 그냥 1승을 챙기고 넘어가는 가벼운 경기로 여길 수 있을까.

우승이 걸린 대회에서 대충 하는 경기란 없다. 매 경기 '원하는 바'를 얻어내야 한다.

벤투호가 필리핀전에서 얻어내야 할 것은 많다. 당연히 승리가 우선적이다. 조1위로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 이어 열리는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전에 다소 여유를 갖기 위해, 필리핀은 무조건 압도적인 스코어 차로 이겨야 한다. 

앞으로를 대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도 급선무다. 벤투호는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회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러 0-0으로 비겼다. 득점 찬스가 꽤 있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유효슈팅은 0개였다. 체력이 올라오지 않아 선수들의 몸은 무거운 편이었고 결정력이 떨어졌다. 보완해야 할 점을 발견했으니 그동안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왔을 것이다. 실전에서도 통할 정도로 팀 전력이 짜여졌는지, 필리핀전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황의조, 황희찬, 이재성 등 출전이 예상되는 공격수들은 시원한 골로 감각을 찾고 팀 분위기도 띄워야 한다.

에이스 손흥민 없이 예선리그를 안정적으로 치르는 전술도 완성해야 한다. 아직 소속팀 토트넘에 머물고 있는 손흥민은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치른 다음에야 UAE로 날아온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12일)전은 물론 중국전(16일)까지 예선리그 3경기는 손흥민 없이 끝낸다고 봐야 한다. 16강 이후 토너먼트에서 손흥민이 합류해 완전체로 나서기 전까지 손흥민 공백을 느끼지 않을 다양한 방법들을 필리핀전을 통해 찾아낼 필요가 있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랭킹 41위)가 6일 열린 첫 경기에서 요르단(109위)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도 필리핀전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상대를 얕잡아보거나 방심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래도 한국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벤투호는 모든 포커스를 우승에 맞춰나가야 하고, 필리핀전은 우승으로 향하는 무난하고도 힘찬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벤투 감독과 태극전사들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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