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윤 원장 취임부터 예견됐던 상황"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처음 빼든 종합검사 칼날이 보험사를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 가운데서도 삼성생명이 첫 타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보험담당 부원장보 자리엔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당시 생명보험사들을 중징계한 전력이 있는 국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업계 분위기는 날로 얼어붙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안에 종합검사 대상 금융사를 확정해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종합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인력 20명 이상이 금융회사에 머무르며 업무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2016년 중단된 이후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한 직후 부활됐다. 

첫 종합검사 대상으론 지난해부터 즉시연금, 암보험금 사태 등으로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온 삼성생명이 유력하다. 소비자 보호에 대한 금감원의 의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상징적인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금융감독원의 ‘즉시연금 일괄지급’ 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하며 업계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업계에선 금감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 됐지만 삼성생명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가입자를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제기하며 금융당국과의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암보험금 사태까지 더해지며 삼성생명은 제대로 금융당국의 눈밖에 났다. 

금감원은 첫 종합검사 대상이 삼성생명일 것이란 전망에 대해 "2019년 검사계획을 수립 중에 있고, 향후 금융위원회에 이를 보고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금감원은 외부적으론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보험사를 향한 칼날을 제대로 갈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금감원 임원 인사를 앞두고 보험담당 부원장보 자리에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금감원 수장 자리에 앉기 직전까지 '저승사자'로 불리었던 윤석헌의 숨은 발톱이 보험사를 첫 타겟으로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국장은 보험준법검사국장 시절 2016년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당시 생명보험사들을 중징계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서는 미지급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며 미지급 시 대표이사 해임, 영업정지 등의 제재 예고로 보험사를 압박한 전력이 있다. 

이 국장이 보험담당 부원장보 자리에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보험업계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얼어붙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라며 “칼잡이 형태의 강성인사가 보험담당 부원장보 자리에 앉게 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도 금융당국 기조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소비자 보호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며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소비자 보호가 강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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