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총파업 전야제를 치루고 있는 가운데 노사 측 대표들이 교섭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경우 8일 오전 영업시간부터 예정돼 있는 총파업이 철회될 수 있어 금융권의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과거 '서울 시내버스 파업' 때와 같이 '극적 타협'으로 마감될 것으로 예견 중이다.

8일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 지부 조합원들은 오전 공식 파업을 앞두고 서울시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 집결해 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전날 오후 11시께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 '사측에서 연락이 왔다'며 재차 교섭을 진행할 것을 전했다. 이후 노사간 심야 재협상이 재기된 상태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 11월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개시했지만 경영성과급 300% 지급안,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끝내 총파업 수순을 밟았다.

양측이 △경영성과급 기본급의 300% 지급 △일반 직원 2.6%, 저임금직군 5.2%의 임금 인상 △전직원 페이밴드 도입 불가 및 신입행원 페이밴드 폐지 △점심시간 1시간 지키기 △미지급 시간외수당 지급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 100만원 지급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안 등을 놓고 이견을 드러내 협상에 실패했다.

노사는 총파업을 이틀 앞둔 6일 밤샘교섭을 시작으로 7일 오후까지 교섭을 시도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이후 허인 국민은행장이 성과급 규모와 관련해 보로금과 누락된 시간외수당 등을 합쳐 통상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의 반대가 여전히 깊어 협상이 이어지지 않았다.

사측이 마지막 제시한 절충안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비용 절감 효과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지점장과 팀장으로 각각 이원화시키는 조건 하에 성과급을 지급할 뜻을 밝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며 "다만 교섭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대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노조는 7일 오후 9시부터 파업 전야제에 들어섰는데, 오후 11시께 사측이 대화를 제시해 협상 테이블로 재차 발길을 돌렸다. 새벽시간 동안 '극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생긴 셈이다.

   
▲ KB국민은행의 파업 전야제가 진행되던 지난 7일 한 영업지점 입구에는 파업으로 인해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대고객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미디어펜


이번 사태에 대해 노사관계 전문가 또한 총파업이라는 극한 상황에 치닫진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마감 뉴스 때는 익일 새벽 4시 30분 경 전면 파업이라고 보도됐다가 정상운행된 '시내버스 파업 사태'처럼 은행 영업 시작 전 노사가 타협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7일 이영면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겉으로는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사 파업 진행 시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에 결국 양쪽이 밤샘 협상 끝에 협상을 타결하는 쪽으로 매듭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 영업이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충분한 상황으로 노사가 핵심 쟁점 사항 몇가지에서만 입장을 좁히면 타협이 순조롭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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