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우승으로 향하는 첫 발을 힘겹게 내디뎠다. 첫 경기를 이기긴 했지만 상처가 많이 남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열린 필리핀과의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황의조의 결승골과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FIFA 랭킹 53위 한국이 116위인 약체 필리핀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둔 것이다.

기대했던 다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첫 경기 징크스도 깨지 못했지만 어쨌든 한국은 승점 3점을 얻었다. 그런데 그 대가가 너무 가혹했다. 기성용의 부상과 경고 3장이 한국의 앞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중원의 핵인 기성용의 부상 교체가 걱정스럽다. 기성용은 후반 10분께 공격 도중 필리핀 페널티지역에서 스스로 주저앉았다. 스스로 더 뛸 수 없다는 의사표시를 했고, 황인범으로 교체돼 물러났다.

기성용은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다. 정확한 진단 결과는 8일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햄스트링 부상의 경우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려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이 목표로 한 우승으로 향하기 위해 기성용은 꼭 필요한 자원이다. 특히 16강 이후 토너먼트에서 강팀들을 상대할 때 기성용의 풍부한 경험과 경기 전체를 보는 너른 시야, 패싱력은 한국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첫 경기에서부터 부상에 발목이 잡혀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기성용의 부상뿐 아니라 필리핀을 상대하면서 한국이 옐로카드를 무려 3장이나 받은 것도 결코 반갑잖은 일이다.

전반 이용이 별로 다급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파울을 범해 첫 경고를 받았다. 후반에는 필리핀의 측면 역습을 막던 정우영이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고, 김진수가 공중볼을 다투다 팔꿈치로 상대 선수를 때렸다며 또 옐로카드를 받았다. 주심이 유난히 한국 선수에게 엄격한 판정을 한 측면도 있었다.

어쨌든 김진수와 이용은 좌우 풀백이고 정우영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국의 수비라인에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들이다. 만약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이들 가운데 또 경고를 받은 선수가 나오면 예선리그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중국과 3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된다.

답답했던 경기 내용만큼 필리핀전에서 한국이 입은 손실도 이처럼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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