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매직'은 아시안컵에서도 돌풍의 팀이 될 수 있을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오늘(8일) 밤 10시 30분 이라크를 상대로 아시안컵 첫 경기를 벌인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일단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오르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그런데 조 편성이 만만찮다. D조에 속한 베트남(FIFA 랭킹 100위)은 이란(29위), 이라크(88위), 예맨(135위)과 같은 조에 묶였다. 

모두 중동 팀들과 상대해야 하는 베트남 입장에서는 예맨 외에는 이기기 힘든 상대들이다. 이란은 FIFA 랭킹 아시아 최고 순위의 강력한 우승 후보이며, 이라크도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팀이다.

이번 아시안컵 개막 후 중동의 모래바람이 거세다. B조에서 요르단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호주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A조에서 개최국 UAE는 바레인과 고전 끝에 1-1로 비겼다. 중동 팀들간 대결이었고 객관적 전력에서 UAE의 우세가 점쳐진 경기였지만 바레인이 선전을 하며 중동 팀들의 전체적인 기량이 좋아졌음을 확인시켰다.

이란은 이날 새벽 예멘을 5-0으로 대파해 최강 팀다운 면모를 뽐냈다. 베트남은 이라크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까.

   
▲ 스즈키컵 우승을 일궈낸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진=스즈키컵 공식 홈페이지


박항서 감독은 이라크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매우 강한 팀이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겠지만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박 감독은 지난해 12월 중순 끝난 스즈키컵에서 우승하기까지 강행군했던 선수들의 체력 걱정을 하기도 했다.

이런 베트남 대표팀의 현실과는 상관없이 베트남 축구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부풀어져 있다. '박항서 매직'의 달콤함에 중독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기적에 이어 스즈키컵 우승까지 안긴 박항서 감독이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베트남은 이날 이라크전에 이어 이란(12일), 예멘(17일) 순으로 만난다. 이란전에서 승점을 벌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라크전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두고 마지막 예멘전에서 승점 3점을 노리는 전략이 예상된다.

베트남이 중동의 모래바람을 뚫고 16강에 안착한다면 토너먼트에서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박항서 매직의 신년 운세를 오늘 이라크전에서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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