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며칠간 네이버가 증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설’만으로 자본시장업계가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가 공식적으로 ‘증권사 인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이 일단락 됐지만 네이버의 증권업 진출은 결국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단, 순서상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우선일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매체는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플러스를 통해 증권사 인수를 추진 중이고 국내 중소형 증권사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SK증권 등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중소 증권사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시장에는 큰 파장이 일었다.

   
▲ 사진=네이버


결국 라인플러스는 "증권사 인수는 사실무근"이라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사례로 네이버가 자본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 네이버가 증권업까지 진출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일단 인터넷 전문은행 문제가 있다. 정부가 연내 추가 허용하는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 네이버가 참여 여부를 확정 짓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만약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경우 증권사 인수는 그 다음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그동안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 왔다. 그럼에도 라인이 대만, 일본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에 나서면서 네이버의 국내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네이버는 해외에서 금융서비스 저변을 넓히고 있다. 라인의 대만 자회사 라인파이낸셜타이완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에 최대주주(49.9%)로 참여했으며, 라인파이낸셜은 대만에서 ‘라인뱅크’로 오는 2월까지 대만 금융감독위원회에 사업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일본에서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라인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인터넷은행 라인뱅크(가칭) 설립을 위한 공동출자에 합의했다. 초기 자본금은 20억엔 규모로 라인파이낸셜과 미즈호은행의 지분율은 각각 51%, 49%로 분할돼 있다. 

라인의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와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 간 한중일 사용자를 아우르는 서비스 기반 구축에도 나서고 있는 네이버가 금융사업에 본격진출하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로 보인다는 게 업계 안팎의 예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증권업 진출설은 상당히 이른 타이밍에 제기된 것이 사실”이라고 짚으면서도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 여부를 먼저 확정짓고 나서 증권사 인수 같은 다른 이슈들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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