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매직'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중동 모래바람을 뚫지 못했다. 베트남이 잘 싸우고도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역전골을 내주고 이라크에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8일 밤(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라크를 맞아 2-3 역전패를 당했다.

   
▲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18경기 연속 무패(9승 9무) 행진을 이어온 베트남이 쓰라린 패배로 아시안컵을 출발했지만 16강 진출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는 조 2위까지 16강에 직행하고, 6개조 3위팀 가운데 성적 상위 4팀이 16강에 진출한다. D조에서는 이란과 이라크가 나란히 첫 경기 승리를 했고, 베트남과 예멘이 첫 패를 안았다.

베트남은 전반 24분 이라크의 자책골로 행운의 선제골을 얻었다. 응우옌 꽁푸엉이 파예즈와 경합하던 중 공을 걷어내려던 파예즈의 발이 엉켰고, 종아리를 맞은 볼이 그대로 자기 골문 안으로 향했다. 이라크는 전반 31분 무하나드 알리가 베트남의 느슨한 수비를 놓치지 않고 볼을 가로채 호쾌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베트남이 전반 42분 다시 리드를 잡는 골을 터뜨렸다. 트롱 호앙이 상대 수비 사이를 뚫고 날린 예리한 슈팅을 골키퍼가 다이빙하며 간신히 쳐냈으나 꽁푸엉이 달려들며 가볍게 밀어넣어 2-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후반, 베트남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후반 15분 문전 수비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다 이라크의 후만 후맘 타리크에게 두 번째 동점골을 허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베트남이 체력에서 밀리면서 이라크에게 좋은 기회가 자주 만들어졌다. 

사력을 다해 잘 버티던 베트남이 종료 직전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알리 아드난이 절묘한 왼발 슛으로 베트남 골 네트를 흔들었다. 이 골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베트남(피파랭킹 100위)은 체력적으로 우세한 이라크(88위)를 상대로 선전하며 대등한 경기로 끌고갔지만 뒷심이 달렸다. 이로써 베트남은 지난 2016년 12월 인도네시아전 이후 2년여 만에 A매치 패배를 맛보며 1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끝냈다.

경기 후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싸웠지만 결과는 패했다. 승점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수준 높은 이라크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선수들을 격려하면서도 "오늘 경기에서 최소 승점 1점을 확보해야만 이번 대회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를 쉽게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막판 역전골 허용으로 승점 1점을 놓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베트남은 12일 이란, 17일 예멘과 조별리그 2,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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