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첫날 여민관 전 직원에게 서신 “성공한 정부 위해 철저하고 유능하게 응전해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9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야 한다”면서 “과거처럼 음습하다면 모를까 지금 정부에서는 당당하고 투명하게 만나달라”고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노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전날 저녁 문 대통령에게 인사하기 위해 대통령집무실을 찾았다”며 당시 문 대통령의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노 비서실장에게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으로서 산업계와 충분한 교류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고, 각종 정책에 밝으니 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노 비서실장은 “시간이 지나도 이러이러한 산업정책은 문재인정부에서 만든 것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최소한 2~3개 산업에 대해서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에 관해서 산업동향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고 한다. 

노 비서실장은 9일 오전 8시10분부터 한시간 동안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노 비서실장의 첫 주재 회의는 상당히 열띤 분위기로 이뤄졌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대변인 모니터링할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논의가 진지하고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노 비서실장은 현안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비서실장을 수행하는데 걱정이 많아. 걱정 때문에 잠을 설쳐서 3시간밖에 못잤다”고 밝히고, “많이 도와달라. 최선을 다해서 임무를 수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현안점검회의에서 논의된 주제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신일철주금 한국자산 압류 신청, 연간 고용동향, 심석희 선수 폭행사건 등이었다”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노 비서실장은 여민관 3개동의 모든 비서관실을 방문했다. 김 대변인은 “비서관부터 행정관, 행정요원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직원 숫자는 모르겠지만 400명이 넘는 직원들과 일일이 다 악수를 나눴다”며 “노 실장을 수행했던 모 행정관은 ‘만보행군을 했다’며 엘리베이터 없는 여민관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힘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노 비서실장은 이날 비서실 전체 직원들에게 부임인사 겸 각오를 담은 서신을 발송했다.

서신에서 노 비서실장은 “오늘은 우리 정부가 출범한지 610일, 20개월째인 날”이라며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앞당겼고, 혁신적 포용국가로의 전환 시대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간단하지 않다.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한민국을 위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유능하게 응전해야 한다”며 “어제 대통령께서 ‘공직사회 전체가 비상한 각오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변화와 혁신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반드시, 지금 해내야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째, 성과를 내는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 둘째, 소통하고 경청하는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 셋째, 절제와 규율의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며 “제 방의 문은 언제든지 활짝 열려 있다. 국민을 위한 조언, 무엇이든 듣겠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017년 미중러일 4강대사 임명식을 가진 뒤 환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윤제 주미대사, 노영민 주중대사, 우윤근 주러대사, 이수훈 주일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