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힌 대표가 세종대왕이면 좋겠지만…”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차기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심재철·조경태·주호영·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9일 “당의 단합된 모습과 민주적인 운영을 가져올 합의형 집단지도체제가 현 상황에서는 우리 당을 살려내는 길”이라며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입장문을 내고 “단일형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의 독주와 전횡이라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데다 1부 리그와 2부 리그로 나뉠 수밖에 없어 우리 당의 역량을 우리 스스로 왜소화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을 수밖에 없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들은 또 “지난해 10월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당개혁위원회가 공개한 당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4%가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며 “지도체제 문제는 이렇게 당원들의 여론조사에서도 이미 답이 나와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만약 단일성 지도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대표선거를 둘러싼 세 과시와 그 대립 등으로 가까스로 봉합되어가는 우리의 계파적, 분열적 상처가 덧날 가능성이 크다”며 “또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정치적 발언권을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합의형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합의형 집단지도체제가 숨겨진 갈등을 아우르고 다양한 인물들을 지도부에 참여시킬 수 있다. 그것은 곧 당의 역량을 극대화 시키는 길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앞서 유기준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를 통해 “우리가 뽑은 대표가 세종대왕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연산군이 나올 경우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선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오는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오는 17일에 소집하는 전국위원회를 거쳐 지도체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