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재성(홀슈타인 킬)마저 부상에 신음하면서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은 핵심 전력인 손흥민, 기성용, 이재성 없이 치르게 돼 차·포·마를 떼고 장기를 두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됐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은 필리핀과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러 1-0으로 이겼다. 큰 점수 차 대승이 기대됐던 경기에서 간신히 이겨 축구팬들을 답답하게 만든 것도 모자라 큰 전력 손실마저 생겼다.

중원 사령관 기성용(뉴캐슬)이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데 이어 만능 공격 자원 이재성(홀슈타인 킬)마저 발가락을 다쳤다. 경기 중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를 자청한 기성용은 큰 걱정을 안기며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다행히 경미한 부상이었지만 1주일 후에나 뛸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기성용은 12일 열리는 키르기스스탄전은 출전할 수 없고, 16일 중국전 출전도 불투명하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재성은 필리핀전에서 후반 막판 주세종과 교체됐다. 오른쪽 발가락을 삐었는데 통증이 계속돼 9일 대표팀 훈련에도 불참했다. 정상적으로 키르기스스탄전에 나서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중국전 직전에야 뒤늦게 합류하는 가운데 기성용과 이재성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전을 앞두고 불안 요소가 생겼다.

물론 한국(FIFA 랭킹 53위)이 키르기스스탄(91위)과 승부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키르기스스탄은 1차전에서 중국에 1-2로 졌다.

다만, 한국은 16강 이후 토너먼트를 생각하면 무조건 조 1위를 차지해야 하고, 필리핀전에서 한 골밖에 못 넣고 이겼기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다득점 승리가 필요하다.

일단 기성용이 빠진 자리는 황인범이 메울 수 있다. 필리핀전에서도 기성용과 교체돼 들어간 황인범은 좋은 움직임과 패스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재성의 빈자리는 이승우, 주세종 등이 메워야 한다. 이승우는 당초 이번 대표팀 엔트리에서 빠졌으나 대회 직전 나상호의 부상 낙마로 긴급 소환됐다.   

누가 나서든 제 몫만 해낸다면 키르기스스탄은 대승의 제물로 삼을 수 있는 팀이다. 필리핀전 결승골을 넣으며 대표팀 간판 골잡이의 위용을 재확인시킨 황의조가 건재하고, 저돌적인 돌파로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한 황희찬, 노련한 이청용 등이 버티고 있다.

한국은 필리핀전에서는 첫 경기 부담감 탓인지 상대 밀집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해 고전했다. 완전체로 나설 수 없게 된 키르기스스탄전이지만 벤투호는 이번에는 화끈한 경기력으로 시원한 승리 소식을 전할 필요가 있다. 우승 후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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