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 12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지난 7일 필리핀과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우승 후보로 꼽히는 한국이 약체 필리핀전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골도 황의조의 한 골 외에는 뽑아내지 못해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벤투호는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무엇을 얻어야 하고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 필리핀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황의조(왼쪽)가 이청용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승점 3점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반드시 꺾고 승점 3점을 보태야 한다. 1차전에서 한국은 이겼고 키르기스스탄은 중국에 1-2로 졌다. FIFA 랭킹에서도 한국은 53위, 키르기스스탄은 91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분명 한국이 우위이다.

한국은 C조에서 중국과 조 1위를 다투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가볍게 승리로 통과하고 예선리그 최종 3차전에서 만날 중국전에 대비해야 한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마저 고전하며 만에 하나라도 비기거나 지기라도 한다면 조 1위는 힘들어진다. 벤투 감독도 "키르기스스탄을 이겨 16강행을 조기 확정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A매치를 벌인 적이 없다. 다만,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이 키르기스스탄을 조별리그에서 만나 손흥민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바 있다.

▲ 다득점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많은 골을 넣고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이 2연승을 하더라도 중국 역시 2차전에서 필리핀을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 3차전에서 한국과 중국이 맞붙어 비길 때는 두 팀이 2승 1무 동률이 돼 골득실과 다득점 등을 따지게 된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것이 이후 대진표에서 절대 유리하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거둬놓아야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중국과 맞붙을 수 있다.

간판 골잡이 황의조가 다시 공격의 선봉에 나설 것이다. 황의조는 앞선 필리핀전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고, 가장 많은 슛을 날렸으며, 유일한 골도 뽑아냈다. 황의조의 연속 득점이 기대된다.

공격 다변화와 다득점을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의 골도 필요하다. 최고의 돌파력에도 늘 마무리가 아쉬웠던 황희찬, 첫 출전이 예상되는 이승우, 베테랑의 품격이 있는 이청용 등이 골 넣는 장면을 보고싶어 하는 팬들이 많다.

▲ 플랜B 완성

벤투 감독은 본의 아니게 키르기스스탄전에서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대표 합류가 늦어지는 손흥민의 결장이야 미리 정해져 있었지만 예상 밖으로 핵심 요원의 부상이 잇따랐다. 기성용과 이재성이 필리핀전에서 각각 햄스트링, 발가락 부상을 당해 키르기스스탄전에 나서지 못한다. 수비수 권경원도 훈련 중 허벅지 통증을 느껴 출전이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전술에 차질이 생긴 상태에서 키르기스스탄전을 치르게 됐다. 하지만 선수 몇 명 바뀐다고 해서 흔들려서는 우승을 바라볼 수 없다. 장기간 펼쳐지는 대회에서 부상 등으로 선수 기용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며 충분히 대비를 해둬야 한다. 단판 승부인 16강 이후 토너먼트가 아니라 예선리그에서 일찍 플랜B를 가동하게 된 것이 한국으로서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언제 어떤 상황을 맞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플랜B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가동해 전술적으로 완성시켜놓을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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