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영증권의 부산지역 지점 직원 A씨가 지난 2일 도로에 주차 중인 SUV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A씨가 투자금을 사적으로 운용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고객과 지인들로부터 받은 투자금만 수십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피해 실태 파악에 들어갔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의 부산 해운대 지점 직원 A씨(40)가 지난 2일 낮 부산시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도로에 주차 중인 SUV 차량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의 사망 원인 조사 결과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망과 관련된 수사를 종결했지만 이후 더 복잡한 문제가 뒤따랐다.

   
▲ 사진=신영증권


며칠 뒤 ‘A씨에게 투자금을 맡겼다’며 어느 투자자가 신영증권의 한 지점을 찾아왔다. 그러면서 A씨가 사적으로 투자금을 운용한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지금까지 드러낸 바에 따르면 A씨는 고객과 지인들로부터 물경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운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A씨가 ‘높은 수익을 챙겨주겠다’며 투자를 권유해 그의 개인 은행계좌로 돈을 보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A씨의 투자가 실패를 하고, 이것이 사망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피해자 숫자가 약 20명이나 되고, 피해금액은 10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뜻밖의 사건에 신영증권은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회사는 우선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에 돌입해 피해 실태 파악에 나선 상태다. 이 과정에서 직원 A씨의 사적 투자금 운용은 사실로 드러났다. 개인 은행계좌를 통해서 투자가 진행됐기에 회사가 실상을 파악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측 관계자는 “현재 조사단을 만들어서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이라며 ”실태 파악이 끝난 후부터 후속 조치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사건의 무게를 가볍지 않게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 관계자는 ”신영증권사 관련 피해사례가 여러 건 접수된 상태“라면서 ”필요하다면 금감원 직접 검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업계는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이번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이나 고객 계좌관리 관련 허점이 드러날 경우 기관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작년 삼성증권의 배당오류 사태에 이어 또 다시 증권사 직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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