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보름이 이른바 '왕따 주행'에 대해 새로운 주장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대표팀 선배 노선영을 왕따 시켰다며 거센 비난에 시달렸던 김보름이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폭언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10일 오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뉴스A LIVE'에서는 김보름의 단독 인터뷰가 공개됐다. 김보름은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 그동안 쌓인 오해를 풀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고 방송 인터뷰에 나서게 된 이유로 말문을 열었다. 

   
▲ 사진=채널A '뉴스A LIVE' 캡처


김보름은 당시 여자대표팀이 팀 추월 훈련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노선영이 주장했던 데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2017년) 12월 15일부터 태릉 선수촌에서 합류해 같이 훈련을 받았다. 훈련 계획서와 보고서 모두 있다. 노선영은 회장배 대회에 참가하느라 훈련에 합류를 하지 않았고, 저는 그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5일간 따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선영이 특정 선수가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한국체대에서 훈련한 기간은 단 5일에 불과하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대회를 치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보름은 대표팀 선배 노선영에 대해 이전에는 말하지 않았던 폭로도 이어갔다. 그는 "이 부분을 밝히기 힘들었던 건데, 2010년 선수촌에 입촌한 뒤부터 노선영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코치 지시에 맞게 훈련하니 폭언을 했다. 라커룸, 숙소에서도 폭언이 이어졌다. 선수들끼리는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견제가 다른 선수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건 견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선수촌의 좋은 점이 잘 하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선의의 경쟁을 시켜서 기량 상승을 꾀한다는 거다. 난 그 안에서 괴롭힘으로 인해 기량이 좋아지기 어려웠다"고 폭로했다.

김보름은 당시 상황을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알렸지만 참으라는 답변만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코치 선생님과 감독님께 얘기한 적 많았다. 그럴 때마다 노선영을 불러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왜 김보름 편만 드냐'며 도리어 화를 내 해결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문제가 됐던 평창올림픽 팀추월 경기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김보름은 추가 폭로를 했다. 그는 "일부러 내가 가속을 했다고 (노선영이 주장)하는데, 경기 영상 분석 결과 가속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0.1초 느려졌다. 선수들끼리는 룰이 있는데 힘이 빠져서 선두와의 거리가 벌어질 것 같으면 소리를 쳐줬다. 노선영 선수가 다른 경기 때는 그렇게 했었지만 (평창올림픽) 팀추월 땐 정작 사인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선영과 팀 추월 호흡을 맞춘 지 7년, 박지우와는 2년이 됐다. 그간 수많은 시합을 했고 돌발 상황이 일어났는데 그 때마다 소리를 쳐서 선두에게 알려줬었고 내가 그 때마다 속도를 조절해 경기를 했었다"는 추가 설명도 있었다. 

   
▲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노선영과 김보름. /사진='더팩트' 제공


1년 가까이 침묵을 지키다 방송 인터뷰에 나선 이유에 대해 김보름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저도 선수 생활을 계속 해야 한다. 잘못 알려진 부분을 제대로 알려서 오해를 풀고 싶었다"고 하면서 "훈련에 집중하고 운동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을 드리고 싶어서 나섰다.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복귀가 가능했다. 크고 작은 대회가 많지만, 밝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얘기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전에서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출전한 한국은 노선영이 홀로 뒤로 처지면서 부진한 기록을 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한 말이 왕따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보름은 "마지막에 좀 뒤에 (노선영이)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노선영을 탓하는 듯한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이 인터뷰 후 김보름은 선배 노선영을 왕따 시켰다며 비난의 집중포화를 맞았고 대회 도중 사과 및 해명 기자회견까지 해야 했다.

대회 후에도 사회적 비난 여론이 들끓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고, 지난해 5월 "감독의 직무태만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선수들에게는 고의가 없었다"고 공식 발표하는 것으로 일단락을 지었다. 하지만 김보름의 이날 방송 인터뷰로 왕따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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