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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북한식 비핵화'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협상 진전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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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1-11 15: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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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과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조”라고 말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양측의 입장차에 대한 접점들이 상당히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자신이 말하는 비핵화에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이 원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 또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할 의지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안한 김 위원장에게 제재 완화를 위한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다. 다만 어떤 조치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비핵화 로드맵'도 언급했다. 지금까지 북한이 실행했거나 언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 영변 핵 단지 폐기까지 달성될 경우 다음 수순으로 북한이 조치할 단계에 대해 미사일 생산라인 폐기, 영변 외 다른 핵 단지 폐기를 꼽았다. 

물론 영변 핵 단지 폐기부터는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어야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 북한의 주장도 상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북미 간 주고받는 조치가 이어지면서 서로 신뢰가 깊어지면 그때에는 전반적인 핵 리스트 신고를 통해서 전체적인 비핵화를 해나가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빠른 비핵화를 위해서 상응조치를 포함해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하다보면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면서 “핵신고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불신의 상황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가 이뤄지기 어려우므로 그것이 가능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하지만 다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시작될 경우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 개념부터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이를 간과하지 말고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 바로 문 대통령이 강조한 북핵 폐기를 이끌어낼 남북미 간 신뢰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는 물론 미국의 전략자산 철수까지 포함시켜 ‘한반도 비핵화’ 개념을 잡고 있고, 이런 주장이 단지 '협상 카드'에 머무르지 않고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협상 조건'이라면 문 대통령이나 정부 당국자가 말한 것은 핵심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고, 북한과 미국은 다른 차원의 핵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이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며 현재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에 대해서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그릇된 인식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도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이 평화와 번영을 확약한 이상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 전략자산과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라고 말해 현재 한미 간 군사훈련이 유예된 상황에서도 더 나아갈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11일 현재까지도 북한은 자신들의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조선의 오늘' '메아리' 등을 총동원해 김정은 신년사 내용을 반복해 주장하고 있다.

남북 분단 70년 동안 남한에서 집권한 정권마다 북한 문제를 풀고 싶어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북한의 행태를 남쪽 정권이 바라는 대로 해석한 데 원인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하나의 ‘김씨 일가’가 세습통치를 해오면서 지금까지 자신들이 한 말을 관철시키지 않은 적이 없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주장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협상 조건을 제시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따라서 앞서 김정은 위원장을 세 번씩 만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이런 주장을 직접 들은 적이 있는지, 동의하는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문제나 미국이 괌과 일본 기지에 배치하고 있는 전략자산은 반드시 북한과 연계돼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속에서 상응조건으로 연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앞서 주한미군 철수를 묻는 질문에 대한 것보다 확신이 약한 대답이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와 특히 종전선언이 주한미군의 지위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한국과 미국 간 동맹에 의한 것이므로 앞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도 주한미군을 유지할지 문제는 전적으로 한미 양국 결정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김정은도 잘 이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 과정과 평화협정 체결까지 중국과 공조할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북중이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조정해나가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합리적인 관심 사항이 마땅히 해결되어야 하는데 전적으로 동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지켜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이 모호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구체적인 합의를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질적인 합의를 독려하는 만큼 북핵 폐기가 흐지부지될 경우를 우려하는 것이다. 반면, 이제 북한의 행보가 진전될수록 중국 변수도 더욱 강해져 얼마나 진전된 합의가 나올지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이 지금까지 취한 비핵화 조치라고는 사실상 검증 없는 동창리 핵실험장 폐기가 전부인 상황에서 앞으로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시간끌기 전략’으로 일관하다가 급기야 올 하반기 들어 미국의 재선을 앞두고 바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惡手)를 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남게 되고, 우리는 안보의 균형을 잃은 한반도의 미래를 맞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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