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심석희에 이어 전 유도선수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왔다. 심석희와 마찬가지로 코치에게 수 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한 것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에게 폭행은 물론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 폭로가 큰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유도 유망주였던 신유용(24) 씨가 코치에게 수 년간 성폭행 당한 사실을 실명을 공개하며 폭로했다. 

1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전 유도선수였던 신유용 씨는 고 1 때부터 5년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지난해 3월 이미 고소를 한 상태며, 최근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한 것을 보고 용기를 내 실명까지 밝히며 자신이 코치에게 당한 폭행 및 성폭행을 공개적으로 알렸다고 한다.

신 씨는 코치로부터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1년부터 졸업 후인 2015년까지 20차례 정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씨는 코치와 주고받은 메신저, 통화 녹취, 산부인과 진료 기록 등의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다. 신 씨에 따르면 코치 측은 고소를 당한 후 돈으로 회유를 시도하기도 했다는 것. 

하지만 경찰 수사,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코치는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신 씨가 증언을 부탁한 여성 코치는 유도계와 친분을 거론하며 거절했고, 증언 약속을 했던 동료는 경찰 출석 하루 전 연락이 끊겼다. 

경찰에서 전주지검으로 넘어갔던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촉탁됐으나 수사 촉탁 후 2개월이 넘도록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신 씨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심석희 선수에게 고맙다면서 "저는 운동을 그만두고 '미투'를 한 거잖아요. 심석희 선수는 현역 최정상급의 스케이트 선수잖아요. 그런데도 용기를 내줘서 대단히 감사해요. 심 선수도 어릴 때부터 맞았다고 했잖아요. 운동선수들이 다 그래서 말을 못 해왔던 거예요"라며 심석희로 인해 용기를 내 미투에 나섰고, 체육계에 만연해 있는 폭력 행위의 심각성을 고발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쇼트트랙 정상의 스타인 심석희가 언론을 통해 코치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자 여론은 들끓었다. 어린 선수들이 지도자의 위계에 의해 폭행을 넘어 성폭행까지 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체육계와 행정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타의 목소리도 커졌다. 

   
▲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피해 폭로 이후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 차관은 지난 9일 주무 부처 정책 담당자로서 사과를 했다. /사진='더팩트' 제공


이에 지난 9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성폭력 피해 폭로와 관련해 "이 같은 사건을 예방하지도 못했고 사건 이후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정책 담당자로서 피해 당사자와 가족 국민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체육계 성폭력과 관련한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심석희가 불을 댕긴 체육계 '미투' 운동이 신유용의 피해 폭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주무 부처인 문체부에서 대책 마련 의지를 표명한 만큼 체육계 내에서도 환부를 스스로 도려내고 발본색원에 나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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