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내내 크게 부진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는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PO를 미뤘던 기업과 올해 예정된 업체들의 공모금액 전부를 합치면 올해 기업공개 규모가 10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보생명을 비롯해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등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관사 지위를 따내려는 증권사들의 각축전도 예상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IPO를 미뤘던 기업과 올해 예정된 업체들의 공모금액이 도합 1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장을 계획했다가 올해로 미룬 공모규모 1조원 이상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등은 지난해 내내 IPO 시장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회계감리 이슈에 발목이 잡혀 결국 상장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문제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연내 재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상장을 자진철회했던 SK루브리컨츠도 SK매직 등 계열사와 함께 기업공개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본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신규 상장주들은 바디프랜드, 일본 게임업체 에스앤케이, 호반건설, 이랜드리테일, HDC아이서비스, CJ CGV 베트남홀딩스 등이다.

신규상장 종목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증권사들에게도 그만큼 일거리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주요 공모주들을 증권시장에 입성시키는 주관사 지위를 따내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작년 한 해 증권사별 IPO 주관 실적 순위를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가 4997억원(총 13건)으로 1위였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기존 ‘빅3’라 할 수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뛰어넘어 대신증권이 4252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은 작년 한 해 총 14건의 IPO기업 주관사를 맡아 활약했다. 

여기에 작년 배당사고 여파로 단독 주관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던 삼성증권까지 가세하면 올해 IPO 시장은 ‘빅5’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은 이달 말경 영업정지가 풀리고 다음 달에는 셀리드 IPO를 단독 주관할 예정이다. 항암면역치료기업 셀리드는 오는 29~30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후 내달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IPO 시장의 ‘대어’들은 올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올해 바디프랜드와 호반건설, SK매직, 교보생명 등의 주관사로 실적 선두를 노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게임즈와 이랜드리테일의 IPO 주관을 맡았으며, NH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현대오토에버 등을 맡아 상장시킬 계획이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올해 IPO 공모 규모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IPO 공모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고 있다. 공모 규모는 지난 2010년 10조원을 넘어선 후 그동안 꾸준히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예측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처럼 IPO시장이 침체돼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에 IPO가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중소형사들과의 실적 양극화 현상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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