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김태우 기자] 기아자동차 미국 판매법인은 1992년 설립한 이래로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 공략 기지로 활약한 전략적 요충지다.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은 지난 1994년 세피아와 스포티지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2018년까지 약 800만대 가까이 되는 차량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며 성공적인 안착과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위치한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KMA)을 방문했다. 어바인은 연중 온화하고 맑은 날씨에 살기 좋은 생활환경으로 GM, 포드, 벤츠, 토요타 등 많은 기업들이 입주한 기업형 도시로 최신의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알 수 있는 기업들의 핵심거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커다란 통유리로 되어있는 KMA에 들어서면 탁트인 개방감과 함께 건물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길을 따라 로비로 들어서니 옵티마(한국명 K5), 포르테(한국명 K3), 쏘렌토 등 미국시장에 진출해 활약중인 기아자동차의 대표 차종들이 전시돼 있었다. 

로비에서 간단한 보안 절차를 마친 후 들어선 1층 강당에서 기아자동차 관계자를 만나 미국시장에서 기아자동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확인했다. 지난 1995년 100개에 불과했던 딜러사는 어느덧 800개 가까이(770개, 18년 6월 기준) 증가했다. 임직원 역시 511명에 육박, 현재 기아차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승규 미국판매법인(KMA) 북미권역본부장(전무)은 기아차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기아차는 레드닷, IDEA, iF 디자인상 등 세계 메이저 디자인 상을 수상 받을 정도의 디자인 경쟁력과 제이디파워(J.D.Power), 컨슈머리포트 등 주요 시장 조사 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우수한 상품성을 기반으로 현지에 최적화된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 결과 쏘렌토, 옵티마(한국명 K5), 쏘울 등 단일 차종으로 100만대가 넘게 팔린 인기 모델들을 필두로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몇 년을 제외하고 매년 지속적인 판매량 증가와 성장을 이어왔다. 

올해 미국의 시장 환경은 기아차에 악재다. 미국 자동차 산업 수요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체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불안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 업계의 공세,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도 판매환경에 악영향을 줄 요소다. 

기아차 관계자는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대형 SUV 텔루라이드와 박스카 시장의 최강자인 신형 쏘울, 그리고 쏘울 EV와 니로 EV 등 친환경차를 새롭게 투입해 미국 SUV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 판매량을 늘려 나갈 계획"이며 "작년 6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2018 신차품질조사(IQS)'에서 31개 전체 브랜드 가운데 2위를 차지하면서 품질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 시장 판매 회복을 이끌 첫 주자는 기아차 대형 플래그십 SUV 모델 '텔루라이드'다. 텔루라이드는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대형 SUV 콘셉트카 '텔루라이드(Telluride, 개발명 KCD-12)'의 양산형 모델이다. 기아차는 정식 출시 전인 작년 9월 사전 마케팅의 일환으로 뉴욕 패션위크에서 패션 디자이너 브랜든 맥스웰과 협업을 통해 텔루라이드 양산형 모델을 오프로드 차량 스타일로 제작한 쇼카를 공개해 텔루라이드의 뛰어난 스타일을 선보인 바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북미 최대 규모의 자동차 튜닝, 부품 전시회 '2018 세마국제모터쇼(SEMA)'에 △호라이즌 로머 △카뎃 리더 △데저트 드리프터 △바자 그리더 등 4개의 테마를 기반으로 한 텔루라이드 튜닝 모델을 선보이며 텔루라이드의 다재다능함을 선보인 바 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텔루라이드를 전면으로 내세운 광고를 비롯해 다양한 홍보 콘텐츠를 통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아차 측은 북미 시장 전용 모델로 출시될 텔루라이드는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강한 힘과 역동성이 강조된 전통 미국형 SUV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쏘울은 기아차의 미국 시장 진출 일대기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아이콘 같은 모델이다. 지난 2009년 2월 미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박스카 '쏘울'은 한국차 최초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할 정도로 우수한 디자인과 햄스터를 활용한 개성 있는 광고로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매년 10만대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누적 100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의 대표 아이콘이다. 이번에 새롭게 탄생한 신형 쏘울은 기존 모델의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해 한층 강인하고 하이테크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 1분기 출시 예정인 신형 쏘울의 차별화된 신기술, 디자인, 실용성 등을 강조한 독특한 음악 연계 마케팅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쏘울만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이어나가고 다시 한 번 박스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