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능력과 체질 개선 노력 성과 탁월…갑질 논란 등에 따른 이미지 쇄신 시급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이 지난 14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본격적 3세 경영의 막이 오른 가운데 취임 당일 공개된 대통령 초청 기업 간담회 참석 대상에서 제외되며 체면을 구겼다. 운전기사 갑질 사건 등에 따른 이미지 쇄신이 풀어야할 숙제로 꼽히고 있다.

창업주인 고 이재준 회장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 회장은 지난 1995년 대림에 입사했다. 그룹 주력 사업인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을 오가며 과장, 차장, 부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지난 2010년에는 대림산업 부회장직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회장의 취임으로 대림은 지난 2011년 3월 전문 경영인인 이용구 회장이 물러난 이후 8년 만에 공석이었던 회장 자리를 채우게 됐다.

이 회장은 대림 입사 이후 뛰어난 위기 극복 능력과 체질 개선 노력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일궈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림 역시 이 회장의 취임 소식을 전하며 “이해욱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주도했다”며 “IMF 당시 석유화학사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석유화학사업 빅딜 및 해외 메이저 석유화학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키며 그룹 전체의 재무위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설명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건설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신평면 개발 및 사업방식 개선,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전 분야에 걸친 원가혁신을 도모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주택공급 실적을 달성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 지난 14일 이해욱 대림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뛰어난 경영 성과는 인정받았지만 갑질 논란 등에 따른 이미지 쇄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대림산업 전경./사진=대림산업

하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 회장 본인과 기업 전반적인 이미지 쇄신이다. 

이 회장은 부회장직을 맡고 있던 지난 2016년 자신의 개인 운전기사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17년 4월 1심 재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돼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이 같은 갑질 논란 등으로 2년 연속 국정감사에 출석요구를 받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하청업체 불공정 하도급 거래 갑질 행위 의혹도 존재한다. 대림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과 에이플러스디, 켐텍 등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며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여전히 대내외적으로 회자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청와대는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참가 기업에 대림을 제외시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행보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행사에서 취임 첫날부터 물을 먹은 셈이다. 자산순위 25위 기업 가운데 해당 행사 참석 기업 명단에서 빠진 곳은 한진과 부영, 대림 세 곳이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회적 여론, 논란이 다시 부각될 경우 걱정되는 점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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