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서 '기업인과의 대화' 열려
기업인들 '규제 완화' 강조…"혁신 위해 반드시 필요"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 자리에 모인 기업인들이 문재인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규제 완화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정부가 강조한 혁신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규제 완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인을 초청해 ‘기업인과의 대화’를 주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정부에 바라는 말씀을 듣고자 이렇게 모셨다”며 “올해에도 모든 기업이 발전하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정부와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지금까지 잘해오셨지만 앞으로도 일자리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 기업들이 올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내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적극적인 사업 발굴과 투자에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토론회 진행을 맡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첫 번째 주제인 ‘혁신성장’을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신년메시지를 통해서도 혁신성장을 강조하셨고, 기업 현장의 목소리 들어보면 규제와 신산업 분야의 목소리가 가장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황창규 KT 회장은 4차 산업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5G가 대변혁을 일으키려면 규제 완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개인정보 보호 규제 부분에 대해 언급하며 “AI나 빅데이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이 부분에서 좀 더 규제를 풀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를 활성화하면 나라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의 요청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규제 샌드박스 법이 17일부터 발효가 된다”며 “그 부분에 대한 가속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개인정보 보호 규제에 대해서는 “지금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며 “해당 법이 통과되면 규제 샌드박스와 더불어 굉장히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업과 정부 등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 측면에서 같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장인 이종태 퍼시스 회장은 “대통령을 가까이서 뵙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게 돼서 좋다”며 “오늘 누구나 해야 한다고, 또 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성과가 미진한 규제개혁에 관한 건의를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의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면 기업 자율, 시장 감시, 정부 감독에 맡겨도 될 사전 규제의 일괄 정비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정부가 행정명령을 대상으로 규제개혁을 단행한다면 국회도 법률에 대해 같은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에 대해 “규제개혁과 관련해서 3가지 정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가 못 할 게 없다는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신산업 분야의 규제를 혁파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규제 샌드박스 등 혁신성장과 더불어 3가지 당부의 말을 이어갔다. 

최 회장은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 실패에 대해 용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혁신성장이 정말 산업화가 되기 위해 코스트가 충분히 낮아질 수 있는 환경을 정부와 사회와 기업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의 최고의 인재가 모일 수 있는, 또 내부에서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는 백업들이 없으면 혁신성장에 의해서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는 열매까지 거두기에는 꽤 어려운 문제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첨단산업만 신성장의 전부가 아니”라며 “사회적경제를 많이 일으킨다면 고용창출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기업 모두가 힘을 합해서 이쪽 부분에 힘을 쏟으면 혁신성장에 또다른 부분이 사회적경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영빈관에는 대기업에서는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중견기업에서는 정몽원 한라회장,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 우오현 SM그룹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39명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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