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기업 증권 계열사들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감원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당초 희망퇴직에 소극적이었던 미래에셋대우까지 합류해 200여명이 퇴직을 신청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당분간 희망퇴직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사 중에서는 지난 연말 KB증권이 처음으로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이번 희망퇴직은 1975년생(만 43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희망퇴직자는 임금피크제 진입 여부에 따라 총액기준으로 27~31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 사진=연합뉴스


퇴직금과 별도로 생활지원금 2000만원, 전직지원금 1000만원 등 총 3000만원도 지급 받는다. 희망퇴직자가 원할 경우 3개월 동안 250만원 규모의 전직교육프로그램도 지원된다. 

뒤이어 신한금융투자도 희망퇴직자를 받았다. 역시 신청대상은 1975년생 이상 직원으로 근속연수 10년 이상이었다(45세 미만의 경우 근속 연수가 15년 이상이어야 함). 직급에 따라 25~30개월치 급여가 희망퇴직금으로 지급되며, 생활지원금의 경우 부장급 이상에는 3000만원, 차‧과장‧대리급에는 200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까지 희망퇴직 물결에 합류하면서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희망퇴직은 업계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합병 당시 박현주 회장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희망퇴직의 경우 박 회장이 언급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미래에셋대우가 당분간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막상 희망퇴직자를 받아보니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통합 후 첫 희망퇴직 접수에서 계약직 전환을 신청한 인원은 200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심지어 직원들의 요청으로 신청기한이 이틀 연장되기까지 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일반직의 경우 10년 이상 근무자 중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업무직은 8년 이상 근무자 중 3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일반직은 24개월치 급여와 재취업 지원금 명목으로 5년간의 학자금 또는 위로금 3000만원을 받고, 업무직도 24개월분 급여와 재취업 교육비를 지원받게 된다.

단,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 회사 측은 직원들을 최대한 남기겠다는 목적에 따라 ‘계약직 전환’의 경우 파격적인 조건을 재걸었다. 주식상담역(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18개월치 급여와 10년간의 학자금 지원을, WM전문직의 경우엔 12개월치 급여에 10년간의 학자금 지원을 얹어주기로 한 것이다. 

전문직의 경우 전환하더라도 기존 근무 지점에서 계속 근무하게 지속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학자금 지원은 미래에셋대우와의 계약이 끝나거나 그만둬도 계속 지원 받을 수 있다.

단, 퇴직 인원은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측의 심사를 거치면 신청자 모두가 전환되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B나 미래에셋의 경우 통합 이후 몇 년이 지났지만 조직 재조정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며 “회사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예상보다 이르게 희망퇴직 움직임이 시작돼 타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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