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민 노후 수익 아닌 재벌 개혁 수단 되어가"
"본연 목적인 수익성에 집중 안해…정치화 될 우려 다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 수익이 아닌 재벌 개혁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본연의 목적인 수익성에 집중하기보단 정치화될 우려해 처했단 비판이다. 이에 학자들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가 독립적인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선결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배구조포럼과 공동으로 16일 오전 10시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을 경계한다’를 주제로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세미나를 개최해 이 같이 밝혔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공적연금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는데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독립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강화할지에 대한 방안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이 복지부 장관이고 당연직 위원 4명이 주요 부처 차관인 상황에서 독립성 확보 방안 없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한다면 국민연금의 정치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토론자로 참석해 “국민연금법 제102조 2항에서 국민연금이 최대수익을 획득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가치를 위해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개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025년에는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9%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인데,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에 개입을 하게 된다면 이것은 사회주의 경제체제”라고 말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통해 한진그룹과 같은 민간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하는 것은 헌법 제126조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헌법 제126조는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며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경우에만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자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맡고, 기금운용본부장도 정부가 검증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재벌개혁을 위한 관치로 이어져 연금사회주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 명예교수는 “특히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는 수탁자전문책임위원회 위원 14명 중 9명이 정부 산하 연구기관 추천이나 노동계 인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최완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기업이나 최대주주 등이 사익추구를 하는 경우 형법,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여러 법에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하면서 정치적 경영개입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만 하더라도 차등의결권을 통해 창업주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보장하면서 고용과 투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데 경영권을 흔드는데 집중하기보다 이런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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