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오늘 밤(한국시간 17일 새벽 1시) 예멘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베트남은 예멘을 꺾을 경우 16강행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베트남의 운명이 북한에 의해 결정될 수 있어 흥미롭다.

D조에 속한 베트남은 이라크에 2-3, 이란에 0-2로 패해 2연패로 아직 승점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2019 아시안컵은 6개조 1, 2위 팀이 16강에 오르고, 각조 3위 6개팀 가운데 성적 상위 4팀이 16강에 합류한다.

베트남은 역시 2연패를 당하고 있는 예멘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럴 경우 승점 3이 되고, 현재 -3인 골득실은 최소 -2 이상으로 올라간다. 베트남의 다득점 승리가 요구되는 것은 골득실을 끌어올려 놓는 것이 절대 유리하기 때문이다.

   
▲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다른 조 상황을 보면 베트남의 16강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지금까지 A, B조만 조별리그가 끝났다. A조 3위는 바레인(1승 1무 1패 승점 4)으로 결정됐는데 승점이 4점이나 돼 16강행이 사실상 확정됐다. 베트남이 승점 3을 얻어도 바레인을 넘을 수는 없다. B조 3위는 팔레스타인(2무 1패, 승점 2)인데 승점이 2밖에 안돼 베트남이 3차전을 이기면 제칠 수 있다.

C, E, F조는 아직 3차전을 치르지 않았다. 한국이 속한 C조는 오늘(16일) 오후 10시 30분 한국-중국, 키르기스스탄-필리핀전이 동시에 열린다. 나란히 2패 중인 키르기스스탄(골득실 -2)과 필리핀(골득실 -4)이 3위 다툼을 벌인다. 객관적 전력에서 조금 우세해 보이는 키르기스스탄이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키르기스스탄은 승점 3에 골득실은 최소 -1이 된다. 베트남이 예멘전에서 많은 골 차로 승리하지 못하면 키르기스스탄에는 골득실에서 뒤질 수 있다.

F조도 나란히 2패 중인 오만(골득실 -2)과 투르크메니스탄(골득실 -5)이 3위 결정전을 벌인다. 오만의 우세가 예상되고, 오만이 이기면 역시 골득실이 최소 -1 이상이다.

이렇게 보면 베트남이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이 E조 3위와 비교다. E조도 2패를 안고 있는 레바논(골득실 -4), 북한(골득실 -10)이 맞대결로 3위를 가린다. 북한은 1, 2차전에서 무려 10골이나 내주는 등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져 이번 대회 최약체로 전락했다. 승리 의지가 현저히 떨어진 북한이기 때문에 레바논이 이길 것으로 전망된다. 레바논은 현재 골득실이 -4로 베트남보다 뒤지지만 상대가 전의상실의 북한이다. 충분히 다득점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정리를 하자면, 베트남은 예멘을 상대로 많은 골 차로 이겨야 16강행을 안심할 수 있다. 만약 한두 골 차로 이긴다면? 북한의 선전 여부가 베트남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경기가 승패가 갈리지 않을 수 있다. 커트라인 근처에 있는 팀이 3-4위 결정전에서 비기면, 그 팀은 16강 탈락이다.

아시안컵에서 아직 보여주지 못한 '박항서 매직', 그 출발은 예멘전 많은 골 차 승리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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