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아시안컵 16강 대진표가 확정됐다. 조별리그서 3연승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오른 한국, 59년 만의 우승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이 중국과 예선리그 최종전 승리로 조 1위를 차지한 것이 가시밭길을 피해 꽃길을 걷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벤투 감독이 왜 중국전에서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손흥민을 투입해 승리와 조 1위에 매달렸는지 16강 대진표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문제는 '중동세의 모래바람'이다. 

   
▲ 중국전 승리의 주역이 된 김민재와 손흥민.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C조 1위 한국은 16강에서 A조 3위 바레인과 만난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다. FIFA 랭킹이 한국은 53위, 바레인은 113위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바레인과 16번 싸워 10승 4무 2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한 번 삐긋하면 만회할 길이 없는 토너먼트라지만 16강 상대 바레인은 한국의 우승 목표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

8강 이후 대진표가 중요하다. 한국의 8강 상대는 카타르-이라크 경기 승자다. 객관적 전력상 카타르의 우세가 점쳐진다. E조에서 1위에 오른 카타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3전 전승에 실점은 없었으며 10골이나 넣었다. FIFA 랭킹은 93위로 높지 않지만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탄탄한 전력을 갖춰가고 있다.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마주할 첫번째 고비가 될 수 있는 상대다. 만약 이라크가 카타르를 물리치고 8강에 올라와주면 한국은 조금은 수월한 승부를 펼칠 수 있다.

한국이 4강에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유력한 상대는 이번 대회 개최국 UAE, 지난 대회 우승팀 호주(또는 우즈베키스탄)다. 

UAE는 16강에서 키르기스스탄, 호주는 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 UAE는 A조 예선에서 바레인, 태국과 잇따라 비기는 등 그렇게 강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 호주는 예선 첫 경기에서 요르단에 0-1로 충격패를 당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전력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것이 드러나 우즈베키스탄과 16강전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현재 예상으로는 한국이 4강에 오를 경우 그래도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있는 UAE와 만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16강부터 4강까지 한국은 잇따라 중동 팀들을 상대하게 된다. 한국이 59년 묵은 우승 한을 풀기 위해서는 계속되는 중동의 모래바람을 뚫고 나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중동 팀이라도 역시 갖ㅇ 두려운 상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란이다. 한국이 중국에 패해 조 2위가 됐다면 8강에서 이란과 맞닥뜨릴 것이 거의 분명했다. 또한 4강까지 올라가면 일본(또는 사우디아라비아)을 만나는 대진표다. 역시나 조 1위로 16강에 오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 중국전에서 황의조가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일정 역시 상당히 유리해졌다. 무엇보다 16강 경기를 하는 날에서 조 1, 2위는 차이가 컸다. 한국이 2위를 했으면 20일 태국과 16강전을 치러야 했다. 1위를 했기 때문에 22일 바레인과 만나는 것이다.

이틀 늦게 경기를 치르는 것. 한국에는 매우 중요했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중국전에 선발 출전시켜 후반 43분까지 뛰게 한 것도 조 1위가 가져다줄 5일간의 휴식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체력이 방전됐지만 충분히 회복할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또한 부상에서 회복중인 기성용, 이재성에게도 이틀 더 시간이 주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조 1위를 한 한국은 완전체로 재무장해 16강 토너먼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16강전만 두바이에서 치르고 8강 이후부터는 이동 없이 아부다비에서 소화할 수 있게 된 것도 한국이 조 1위로 얻은 부수효과다.

한편, 일본은 조 1위를 했지만 16강부터 만만찮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게 됐고, 4강에 오르면 이란과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가장 극적으로 16강행 막차를 탄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16강에서 요르단을 만나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조 3위로 16강에 오른 4개팀 가운데 베트남을 제외한 3팀 바레인, 키르기스스탄, 오만은 각각 한국, UAE, 이란을 만난다. 조 3위가 만날 수 있는 가장 약체가 바로 요르단이다.

FIFA 랭킹에서 베트남이 100위로 109위의 요르단보다 오히려 높다. 물론 호주를 누르고 조 1위를 차지한 요르단이 만만한 상대라는 것은 아니지만 베트남이 그나마 해볼 만한 승부인 것은 분명하다.

   
▲ 16강 대진표=AFC 공식 홈페이지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