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금융권의 전망이 우울하다. 금융산업의 이익 효자였던 은행업은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 영업에 제한이 걸렸고, 금융업 진입 규제가 대폭 완화돼 금융사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 십년 간 유지해왔던 영업 관행이 어려워지자 올해 5대 금융지주 운용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경영 과제에 전면 도입한 상태다. 가계대출 영업 전략을 기업금융 확대로 바꾸고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을 끌어올려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미디어펜은 '리밸런싱 2019'를 통해 금융사들이 위기 속에서 찾은 대안과 그동안의 한계점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이른바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했다.

18일 각 금융그룹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의 수장들은 '2019년 경영 전략'으로 사업영역 재편과 확충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일 진행된 시무식 행사에 참여해 4대 경영 전략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설 뜻을 밝혔다. 뒤를 이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4~5일에 걸쳐 진행된 '신한경영포럼'에서 올해 7대 전략 과제로 새로운 사업 라인 확대를 주문했다.

지난 14일 새롭게 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5대 경영 과제를 수립했다. 이날 손태승 회장은 출범 간담회를 개최하고 향후 비은행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밝혔다. 99%에 달하던 은행 자산 비중을 60%까지 줄이고 제2금융, 부동산신탁사 등을 인수·합병(M&A)해 비이자이익 수입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 (사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조용병 신한금융, 김정태 하나금융, 손태승 우리금융,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의 모습/사진=각 사


5대 금융지주가 잇따라 사업 확충에 나서게 된 배경은 금융산업의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신흥국의 금융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

국내의 경우 전체 금융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만한 정부의 규제가 줄을 잇고 있다. 부동산 대책에 따라 가계대출 등의 소매금융 위축이 불가피해졌고, 인터넷전문은행의 특례법이 통과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신규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됨에 따라 금융 지주사 간 경쟁이 가속화된 실정이다. 이같은 위기를 금융사 수장들 또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다른 때와는 달리 올 한 해는 유례없이 혹독하리라 예견된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 하강 국면, 가계부채 뇌관, 4차 산업혁명 및 산업구조 재편의 엄습, 글로벌 자본규제 등 우리를 둘러싼 대외환경은 전방위적이고 엄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사의 전환기마다 신사업을 발굴하고 신시장에 진출하여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기업의 생존이 담보된다"며 "체질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올해 초 5대 금융지주사들은 사업 확충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공통 전략을 내세웠다. 우선 정부의 규제 대책에 따라 소매금융 대신 기업금융을 확대할 것을 밝혔다. 담보 부족 등으로 대출이 어려웠던 혁신·중소기업에도 대출 기회를 넓혀주라는 정부의 취지에 맞추려는 전략이다.

   

또 전 산업에 걸쳐 인공지능(AI) 등과 같은 핀테크(Fin-Tech) 도입이 활성화되자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전사적으로는 정보통신(IT) 부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통 부서와의 협업, 즉 애자일(Agile) 조직을 강화키로 했다.

해외에서도 이익을 얻고자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국내보다 금융 발전이 더디면서 경제성장은 빠른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태국 등 신남방국가로의 추가 진출도 선언했다. 현지 은행업 진출이 불가능한 경우 지분투자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 이자이익 외에 비이자이익을 늘리고자 비은행 부문의 지속적인 M&A에 도전할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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