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작년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민연금이 올해는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투자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국민연금의 행보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계획 중 하나로 국내채권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보면 해외주식은 20.0%로, 해외채권은 4.0%로, 해외대체는 8.1%로 끌어올려 나갈 방침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는 투자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초과수익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국민연금은 해외 대체 포트폴리오 일부를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등의 해외사무소에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상황 변화에 조기 대응해 적시에 자산을 매각하는 기회를 포착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주식·채권의 글로벌 펀드 위주 체계에 지역펀드 투자를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전략적 리서치' 기능을 강화해 금융시장의 주요 이슈를 분석, 세부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원한다. 해외주식의 패시브(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 등 지수 움직임을 추종하는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직접운용과 차별화된 위탁 패시브 운용을 도입하는 등 운용방식을 다양화 한다.

해외 헤지펀드 포트폴리오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중위험·중수익 해외 사모 투자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청사진도 포함됐다. 해외 부동산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핵심자산 전략을 지속해서 전개하되, 중장기 수익을 고려해서 단독펀드 설정도 확대한다.

또 대형 사모펀드, 중소형 사모펀드, 특정 산업이나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펀드 등 기업의 성장단계와 산업특성에 부합하는 신규 대체투자 유형을 개발한다.

작년 10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수익률은 -0.57%로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16.57%, 해외주식 1.64%, 국내채권 3.47%, 해외채권 4.53%, 대체투자 7.57%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부진한 수익률이 기금의 운용적인 측면이 아닌 ‘정치적 스탠스’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일단 조직의 핵심인 기금운용본부장은 무려 1년 3개월간 공석이었다가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인선을 마무리 했다.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을 활용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인물을 뽑기 위해 인선 시기가 늦어졌다는 비판이 따라오는 이유다. 최근 불거진 한진칼, 대한항공 경영개입 논란과 관련해서도 재계 일각에서는 기금 운용 방식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민연금은 재정 고갈 우려와 운용수익률 악화의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면서 “서둘러 민간기업 경영 개입에 나서기보다는 연금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내부개혁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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