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요르단과 8강 진출을 놓고 운명의 일전을 벌인다.

베트남(FIFA 랭킹 100위)은 오늘(20일) 저녁 8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요르단(랭킹 109위)을 상대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 8강을 목표로 내걸었다. 조별리그에서 워낙 강팀들과 같은 D조에 속해 16강 진출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천신만고 끝에 막차로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이라크에 2-3, 이란에 0-2로 진 후 마지막 3차전에서 예멘을 2-0으로 꺾은 베트남은 조 3위로 16강 티켓을 얻었다. 그것도 E조 3위 레바논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에서 모두 같아 페어플레이 점수(경고 수)까지 따진 끝에 손에 넣은 극적인 티켓이었다.

베트남이 16강에서 만나게 된 요르단은 B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후보였던 호주를 꺾는 기염을 토하며 호주를 조 2위로 밀어냈다. 요르단은 분명 이번 대회 강팀 가운데 하나다.

   
▲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박항서 매직'은 살아 있었다. 조별리그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통과한 베트남이다. 더군다나 16강에서 만난 상대 요르단은 조 1위 6개팀 가운데는 사실 가장 약한 편이다.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올라온 4팀(베트남, 오만, 바레인, 키르기스스탄) 가운데 베트남의 대진이 가장 좋다. 오만이 이란, 바레인이 한국, 키르기스스탄이 UAE를 만난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알 수 있다.

베트남에게 요르단은 넘지 못할 산이 아니다. FIFA 랭킹에서 베트남은 요르단보다 오히려 9계단이나 높다. 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은 호주와 2017년 6월, 2018년 3월 두 차례 홈 앤 어웨이로 만난 적이 있는데 0-0, 1-1로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즉, 베트남이 위축될 필요 없이 승부를 걸어볼 상대인 것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에는 '박항서 매직'이라는 최고의 무기가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23세 이하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아시안게임에서도, 스즈키컵에서도 온갖 고비를 헤쳐가며 베트남을 준우승, 4강, 우승으로 이끄는 기적을 잇따라 연출했다.

박항서 감독은 요르단전을 앞두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만큼 요르단전에서도 극적인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막차 합류한 베트남이 조 1위로 올라온 요르단을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한다면? 그 자체로 베트남의 이번 아시안컵은 성공이고, 박항서 매직은 또 한 번 베트남을 축구 열기로 들끓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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