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북한측과 매우 좋은 만남, 2시간동안 엄청난 만남 가졌다"
   
▲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9일(현지시간) 2박3일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마지막 순간까지 동선을 노출하지 않으려고 했고, 미국측도 김 부위원장을 철통경호하면서 귀국길을 배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 일행은 19일 낮 12시40분쯤 숙소인 워싱턴D.C.의 듀폰서클호텔을 나섰다. 미국측 경호요원들은 호텔로비에 있는 취재진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밖으로 쫓나냈고, 30분가량 지나자 김 부위원장이 나타났다. 

그동안 김 부위원장 일행은 화물용 쪽문으로 드나들었으며, 이날 처음으로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 일부 외신에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소개된 ‘박철’이라는 관리 등이 수행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김 부위원장은 일부 취재진을 보고 다소 놀란 듯 기둥 뒤에서 잠시 머뭇거렸고, 그의 일행 사이에서는 “기자들이 있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과 여행용 가방을 든 수행원들은 한동안 로비에서 미국측 경호 차량을 기다렸다. 최대한 동선을 감추기 위해 차량들을 미리 대기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의 경호차량은 이날 연막작전도 펼쳤다. 쪽문에서 대기하던 경호차량이 이날 오전 11시30분 일제히 움직인 것이다. 차량을 호텔 건물을 한바퀴 돌아 정문 앞을 거쳐 모처로 사라져 한때 김 부위원장이 오전 일찍 호텔을 출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김 부위원장 일행이 시종일관 ‘로우키’ 행보를 보이면서 스웨덴에서 이뤄지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 부상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소속 대북정책특별대표 간 실무협상을 고려해 북미 간 민감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텔을 떠난 김 부위원장 일행은 출국길에 오르기 위해 이날 오후 1시10분쯤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난 17일 입국 때 영접을 나왔던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을 비롯해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인사가 환송을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국무부 의전장은 통상 장관급 의전을 담당하지만 정상급 외교 행사도 맡는다.

김 부위원장은 출국 수속대로 이동하는 중에 방미 결과를 둘러싸고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최강일 국장 직무대행은 2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취재진의 물음에 “노코멘트”라고만 짧게 답변했다. 

한편, 김영철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은 당일 침묵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처음 입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어제 북한 측과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 엄청난 만남이었고 거의 2시간 동안 이어졌다”며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뤘고 다른 많은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나라도 선정됐지만 추후 발표할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도 자신도 재회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