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달 셋째 주 기준 10주 연속 하락
매매건수 1086건 일평균 54건…201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서울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매수자들의 발걸음은 끊겼고 매도인들의 버티기가 장기화되며 거래절벽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 서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 /그래프=부동산114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달 셋째 주 기준 10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 이후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3월 마지막 주부터 6월 둘째 주까지 12주 연속 하락한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곳은 양천으로 0.26% 떨어졌다. 양천은 목동신시가지7단지 매매가가 2500만~5000만원 내렸다. 재건축 추진을 준비중인 목동 일대 아파트들이 안전진단 강화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어 △강남(-0.22%) △성북(-0.13%) △강동(-0.09%) △동작(-0.04%) △금천(-0.03%) △노원(-0.03%)순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은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값이 1000만~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급매물이 이따금 등장하곤 있지만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북은 길음동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가 500만~1000만원 내렸고 강동은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1500만~2500만원가량 하향 조정됐다. 

9·13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그간 급격하게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이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086건(신고건수 기준)으로 전월(2303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년 동기(1만198건)와 비교하면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날 기준 일평균 거래량은 54.3건으로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졌던 2013년 1월(일평균 38.6건·총1196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매수·매도심리가 얼어붙으며 연관 산업으로 미치는 파장 역시도 커지고 있다. 주택 거래에 따른 중개 수수료 등을 주수입으로 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6600명으로 예년보다 2000명 이상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월 한 달간 전국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새로 차린 사람은 1340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폐업 신고를 한 공인중개사는 이보다 많은 1420명으로 확인됐다. 12월 역시 창업자는 1640명, 폐업자는 1800명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공인중개사사무소는 폐업보다는 창업이 꾸준히 많은 인기 자영업종 중 하나다. 해당 업종에서 폐업이 창업을 앞지른 것은 2013년 말 이후 약 5년 만이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 있다. 오는 4월 정부가 공동주택의 공시 가격을 시세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고되면서 아파트 실거주자들의 추가 세부담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과 같은 거래절벽이 1분기 내내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만일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가격 하락 분위기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거래 위축에 따른 시장동력 감소가 후방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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