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건판 분석 중 묵서 발견…100여 년 전 '한글낙서' 확인
   
▲ 100여 년 전 남긴 '한글낙서'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고려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을 분석한 보고서와 도록이 21일 발간됐다.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에 세워졌던 국사(國師) 해린(海麟·984∼1070)의 승탑으로,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을 자랑하는 역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펴낸 보고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Ⅱ'는 2017년 보존처리, 조사연구, 학술성과 등을 수록했다.

1957년 수리 당시 시멘트로 인한 손상 원인 및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한 내용과 시멘트를 제거한 이후 모습, 3차원 스캐닝 자료도 실렸으며, 문화재연구소가 탑 결실부의 효율적인 복원을 위해 개발한 무기질 조성물도 소개했다.

도록 '고려(高麗) 미(美)·상(想), 지광국사탑을 보다'는 지광국사탑의 종교적 의미와 상징 등을 사진과 함께 분석했다.

특히 100여 년 전 누군가 탑 표면에 먹으로 쓴 일종의 '낙서'도 처음 확인해 실었는데, 이 묵서는 탑 복원을 위해 탑이 1911년 서울로 옮겨졌을 당시를 촬영한 유리건판 10여장을 확인하던 중 발견됐다.

근방 지역명과 인명, 연월일이 기록돼 있어 1879∼1905년 사이 폐사지를 지나던 인물이 흔적을 남긴 것으로 추정되며,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한글용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 이후 제대로 촬영되지 못했던 탑의 세부와 해체된 부재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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