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광화문광장을) 지상 건물과 지하 공간 연계 등 도시공간 혁신적으로 재창조하겠다"며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 및 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은 온 국민의 관심이기 때문에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CA조경기술사사무소 등의 'Deep Surface'(깊은 표면)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전 공모에서 당선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새로운 광화문 광장을 조성하기 위한 6가지 방안으로 광화문 일대 역사 문화공간을 재창조, 광장 주변지역 활성화해서 역사도심의 활력 확충, 북촌 청계천 등 주변지역 활성화, 도심지하공간을 단절없이 연결, 보행자 천국 대중교통 허브, 정부와 긴밀한 협력 통해 온전히 복원,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새로운 광장 조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박 시장은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민이 주도할 것"이라며 "2021년 우리에게 국가 상징광장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그는 동상 이전 문제에 대해 "정말 온 국민의 관심이기 때문에 당선자 의견대로 될 일도 아니고 심사위원단들이 내린 결론으로 전적으로 결정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연말까지 기간이 있다"며 "그 기간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충분히 시민들의 의견이 존중된 상황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박 시장은 "공사를 순차적으로 할 수 있어 2년안에 공사를 끝내는 것"이라며 "아울러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전' 공모 당선작 조감도./사진=서울시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기본방향을 600년 역사성, 3.1운동부터 촛불민주제까지 광장민주주의를 지탱한 시민성, 지상지하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보행성 회복, 광장과 주변 도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 등을 들었다.

이번 공모전에서 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깊은 표면, 과거와 미래를 깨우다'는 서울시가 제시한 기본방향을 반영해 크게 세 가지 목표를 구현하고자 했다.

먼저 주작대로(육조거리) 복원을 통한 국가상징축(북악산~광화문광장~숭례문~용산~한강) 완성, 둘째로 지상지하 광장 입체적 연결을 통해 시민이 주인인 다층적 기억의 공간을 형성, 마지막으로 자연과 도시를 아우르는 한국적 경관의 재구성(북악산~경복궁~광화문)이다.

공간구상으로 지상은 비움, 지하는 채움인데 경복궁 전면의 '역사광장'(3만6000㎡)과 역사광장 남측으로 '시민광장'(2만4000㎡)을 조성한다.

지상광장은 질서 없는 구조물과 배치를 정리해 경복궁과 그 뒤 북악산의 원경을 광장 어디서든 막힘없이 볼 수 있고,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도록 비움의 공간으로 조성한다.

관건은 이를 위해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장군상을 세종문화회관 옆과 옛 삼군부터(정부종합청사 앞)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상과 지하는 선큰공간으로 연결되는데, 역사광장 초입부에 조성되는 선큰공간은 지하광장에서 지하철까지 이어진다.

당선팀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질 방침이다.

서울시는 당선자와 설계범위에 대해 협의한 후 2월 중 설계계약을 체결한다.

올해 내로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승효상 심사위원장은 이날 공모 당선작에 대해 "현재 교통섬과 같은 광화문광장이 주변 공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시민의 일상적인 공간을 회복하고 역사도시 서울을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전 공모 당선작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