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지난 7일 조합원 임시 총회서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사 자격 취소
일부 조합원 "조합장 시공사 취소 총회 결과 공개 하지 않아 의문스럽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올해 강남 재건축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조합장 해임이 무산되며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컨벤션 5층에서  최흥기 조합장 해임안을 상정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열었지만,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전체 조합원 1623명의 절반 이상인 812명이 넘게 모여야 한다. 하지만 이날에는 서면 결의서 제출 인원을 포함해 약 760명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조합장의 해임이 무산되며 기존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실낱같던 희망도 사라졌다. 

만일 해임 총회가 열리고 투표를 통해 조합장 해임이 가결됐다면, 시공사 취소를 추진했던 현 조합장의 결정 역시 백지화된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은 지난 7일 조합원 임시 총회를 열고 현산의 시공사 자격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조합과 현산은 특화설계안, 공사범위, 공사비 등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갈등을 겪어왔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이 현산의 시공사 취소 총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이의를 제기하며 조합장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최근 법원에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 선정 취소 결의 무효확인 요청 소송을 제기했고, 조합원 300여 명은 법원에 임시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지난 임시총회의 투표자료에 대한 증거보존도 신청해 놓았다. 현산의 시공권을 박탈한 지난 총회의 참석자 및 투표자 수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다. 

정비업계에서는 조합장 해임 무산으로 새 시공사 선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3주구 관리사무소 2층에서 열린 시공사 감담회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 때문이라는 견해가 많다. 전통적 부촌인 반포 요지에 깃발을 꽂음으로써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향후 있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까지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81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정비사업장이라는 점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한동안 강남권에 이만한 규모의 사업장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해임 총회를 지지하는 한 조합원은 “약 50여 명 정도가 부족해 과반수를 채우지 못했다”면서 “최 조합장의 임기가 만료 직후인 다음 달 26일 조합장 해임 총회를 다시금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1490가구의 반포 3주구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8087억 원으로 서초 일대 재건축 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마치면서 강남권에 남은 알짜 사업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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