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늘(22일) 밤 10시(한국시간) 바레인과 2019 아시안컵 16강전을 갖는다. 물론 한국이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59년만의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에게 바레인은 걸림돌이 될 수 없는 상대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이 절대 우위다. 한국은 C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1위로 16강에 올라왔고, 바레인은 A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3위로 올라왔다. FIFA 랭킹이 한국 53위, 바레인 113위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10승 4무 2패로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

물론 약팀을 만난다고 해서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단판 승부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신중한 자세로 바레인전을 준비해왔다.

그래도 한국이 바레인에게 밀려 16강에서 탈락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단순히 이기는 것 외에 한국은 바레인전에서 꼭 해야 할 것들이 있다.

   
▲ 16강전에서 맞붙는 한국-바레인. /사진=AFC 홈페이지


▲ 90분 내 승리

한국은 전후반 90분 내에 바레인을 꺾는 게 중요하다. 이변의 제물이 되는 것도 막아야 하고, 다음 일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전후반을 비겨 연장전까지 간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순간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승부차기로 넘어간다면 승리는 그야말로 '하늘의 뜻'이다. 변수를 없애려면 90분 내에 넉넉하게 이겨야 한다. D조 3위 베트남이 B조 1위 요르단을 16강전에서 꺾은 것도 승부차기에 의해서였다. 

다음 일정이 촉박한 이유도 있다. 한국이 8강에 오르면 25일 경기(카타르-이라크전 승자)를 치른다. 휴식일이 이틀뿐이다. 16강에서 연장까지 120분 경기를 할 경우 체력 회복을 할 시간도 제대로 없다. 

지금까지 16강전 6경기 가운데 절반인 3경기(베트남-요르단, 호주-우즈베키스탄, UAE-키르기스스탄)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바레인과 같은 상대적 약팀은 수비 위주 전략으로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른 선제골로 상대의 버티기 시도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 기성용 없이 중원 안정시키기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첫 경기 이후 기성용(뉴캐슬)이 없다. 조별리그 1차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기성용은 끝내 회복을 못하고 21일 소속팀 복귀를 하러 영국으로 떠났다.

기성용이 있고 없고의 차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대표팀의 터줏대감 기성용은 중원의 최고 사령탑이었다. 너른 시야, 정확한 패스, 강력한 킥 등 중앙 미드필더로서 장점이 많은 기성용이 빠지게 됐으니 한국의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정상으로 향하려면 이런 어려움은 극복해야 한다. 황인범(대전)이라는 훌륭한 후계자도 있다.

황인범은 이미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부터 기성용이 빠진 대표팀 경기에서 차세대 중앙 미드필더로 수련을 쌓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키르기스스탄, 중국과 조별리그 2, 3차전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종패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패스 미스도 잦아 안정감이 떨어져 보였다. 그러나 손흥민(토트넘)이 가세한 중국전에서는 부담을 덜고 팀내 가장 많은 패스(58회)를 해 90%가 넘는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좋은 활약을 했다.

바레인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8강 이후 더욱 강한 팀들과 만날 것에 대비해 황인범-정우영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기성용 없는 중원을 안정시켜 놓아야 한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 손흥민 보호

손흥민은 중국전에서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줬다. 그의 뒤늦은 합류로 필리핀, 키리기스스탄전에서 의외로 고전한 한국은 손흥민이 가세한 중국전에서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으로 인해 답답하던 한국의 공격은 어느 정도 풀렸고, 상대팀은 손흥민을 막느라 또는 막지 못해 쩔쩔 맸다.

한국대표팀의 가장 믿는 카드는 역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바레인전에서도 한국 공격을 주도할 것이고 승리에 앞장설 것이다.

그러나 절대 경계해야 할 점이 손흥민의 부상이다. 손흥민은 상대팀 입장에서는 핵심 타깃이 된다. 두세 명의 수비가 따라붙을 것이고 거친 몸싸움으로 압박을 시도할 것이다.

손흥민이 바레인전에서 다치기라도 하면 이후 토너먼트에서 한국은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 스스로도 부상을 주의해야겠지만, 한국이 일찍 다득점해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있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최상의 부상 방지법이 될 수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