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최대 수줄지역 중국 리스크 확대…부정적 영향 확대 주목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중국발 경기침체 시그널에 우리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가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중국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악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6%으로 1990년(3.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직원이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당분간 중국 경제의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2%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3%다.

한편에서는 미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분쟁’ 결과에 따라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3대 경제성장 축인 투자·소비·수출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가 우리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투자·소비·수출이 위축될 경우 ICT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사상 최대인 6055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등 ICT 분야가 2202억달러를 기록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 중 반도체가 1281억5000만달러, 디스플레이가 277억6000만달러로 ‘ICT 코리아’의 위상을 높였다. 이 기간 우리의 최대 ICT 수출 지역은 중국(홍콩 포함) 시장이었다. 수출액 1193억7000만달러로 비중이 54.2%에 달했다.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영향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의 경영 환경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발 악재가 더해질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시장인 중국이 흔들릴 경우 업황 회복이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큰 상황에서 (중국경제의 불안에 대한) 영향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지만 현지 시장 환경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사업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상반기까지 중국 경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협상 결과는 물론,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중 중국 경제 성장률이 6%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연말 경제공작회의에서 발표한 감세와 인프라 투자 촉진책이 실제 중국 경제 지표에 반영되는지를 주시해야 한다”며 “3월초까지 진행되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상반기 중국 경기 둔화 폭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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