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서명 33만명…정부 정책 변화 여부 주목
   
▲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관련 서명 참여인원 현황/사진=서명본부 홈페이지 캡처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와 업계가 만나는 자리에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요청이 잇따르는 가운데 관련 청원이 33만명을 돌파하면서 정부 입장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학계·시민단체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설문조사 등을 통한 정책변화 요구에도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으나, 국민청원이 30일 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공식 답변을 해야한다.

22일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위한 범국민서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시기준 온라인서명과 자필서명을 포함해 총 33만7435명이 참가했으며, 이 중 온라인 서명은 20만6881명으로 집계됐다.

서명본부는 앞서 지난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최연혜·강석호·이채익 공동위원장 △경북지역 국회의원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울진군의회 △원자력정책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서명부 및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국내 원전은 지난 40년간 단 한 번의 중대사고도 없었고, 미국 및 유럽의 안전기준을 통과했다"면서 "막연한 심리적 불안감으로 60년 동안 국민의 피땀으로 일군 원전산업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병기 한수원 노조 위원장은 "전기료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탈원전 정책은 서민 적대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독일·일본·캐나다·호주·대만 등 탈원전을 추진하고 재생에너지로 방향을 틀었던 국가에서는 여지없이 전기료가 상승했으며, 독일의 경우 지금도 가정용 전기료가 한국 대비 3배 가량 비싸다.

서명본부 관계자는 "잘못된 정부정책에는 국민이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철회할 때까지 온·오프라인에서 서명운동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 서명본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원자력정책연대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지역경제 침체를 호소한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에게 "기자재 및 부품업체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겠다"면서도 "에너지전환 정책의 흐름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현재 전력이 충분할 뿐더러 재생에너지 비율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모순된다"고 잘라 말했다.

성 장관은 "거대한 변화에 지역과 원전 관련기업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공사를 재개한다고 해도 잠시의 어려움을 덜 뿐,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면서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 해외수출 확대를 위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을 급작스럽게 바꾸는 것에 대한 부담을 고려해 공론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것마저도 일축하고 있다"며 "공론화와 국민 투표를 거쳐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대만의 전철을 밟을까봐 그러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탈원전 정책이 60년 가량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말하고 있으나, 해외원전 수주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으며, 성공한다고 해도 이것만으로는 밸류체인이 유지될 수 없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내 원전의 안전성도 저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