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둘째 주 서울 전셋값 0.12% 떨어져…금천구까지 하락 전환하며 25개구 모두 하향세
신규 입주 단지 쏟아지며 물량 증가 원인…여기에 계절적 비수기+정부 규제 맞물려 악화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송파 헬리오시티발 전셋값 하락세가 인근 지역뿐 아니라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찬바람이 부는 부동산 시장에서 물량까지 쏟아지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이른바 역전세난 현상까지도 고개를 들고 있다. 

   
▲ 1월 둘째 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표=한국감정원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12% 하락했다. 일주일 전인 첫째 주(7일 기준)와 같은 수준의 하락폭(-0.12%)을 보였다. 또 금천구(-0.06%) 까지도 하락 전환됨에 따라 25개구 모두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 11개구의 전셋값이 0.18% 떨어지며 강북 14개구(-0.05%) 보다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강남의 경우 △강동(-0.35%) △서초(-0.29%) △송파(-0.23%) △강남구(-0.22%) 등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강남4구의 전셋값은 올해 들어 약 –0.2~0.3% 떨어지면서 서울 전체 평균을 낮췄다. 신규 입주 단지의 전세 공급 증가로 기존 매물이 쌓이며 전체적으로 하락 흐름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리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입주 물량이 계속 쏟아질 예정인 만큼 집주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가 대출을 규제하면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전세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같은 물건들이 쌓이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까봐 마음 졸인 집주인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지난해 대비 17% 증가한 4만2936가구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강동, 송파 등 동남권에 향후 3~4년간 3만6000가구의 신규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실제 지난해 말 집들이를 시작한 헬리오시티(9510가구)에 이어 올해 2월에는 강남구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 6월에는 강동구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1900가구)와 서초구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475가구), 8월에는 강남구 ‘디에이치 아너힐즈’(1320가구), 9월에는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11월에는 송파구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697가구) 등 강남권 단지들이 잇달아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대규모 물량 공급은 집값뿐 아니라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당장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강동구의 경우 기존 물량이 소진되지 못한 상황에서 신규 물량까지 더해지며 전셋값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을 중심으로 전세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자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가입하는 전세금보증 상품 가입 건수가 이달에만 100% 넘게 폭증하는 등 시장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전세금보증 상품 가입의 증가는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면서 “전월세 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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