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1000여 명의 지지자들과 출마 기자회견…‘인산인해’
안상수, ‘태권도 격파’ 퍼포먼스…“대권 주자는 출마 말아야”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거물급 주자들로 짜여진 판 속에서 ‘다크호스의 반란’이 가능할지 이목이 쏠린다.

23일 오후 김진태 의원의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은 속칭 ‘역대급’이라는 평가다.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1000여 명이 넘는 김 의원의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춘천은 물론 서울과 대구, 경북, 부산 등 각지에서 올라온 이들은 준비된 피켓을 흔들며 “김진태 당 대표”라는 구호를 연신 외쳐댔다.

김 의원이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청년층과 워킹맘,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지지자들이 연단에 올라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본인을 카이스트 졸업생이라고 밝힌 김준교 씨는 “애국시민들에게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는 한국당”이라며 “한국당을 살릴 적임자는 바로 김 의원이다. 진정한 지도자가 되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연단에 오르자 한 여성 지지자가 꽃다발을 전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김 의원은 출마 선언을 통해 “어디 숨어서 눈치나 보고 여론만 살피는 지도자는 필요 없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우파정당이 하나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 등을 겨냥,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가고 말 한마디 못할 때 당당하게 외치고 당을 지킨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말로만 싸운다 싸운다 하는데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다. 어디서 뭐 하고 있다가 이제 잔치판이 벌어지니까 슬그머니 오느냐”고도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국회도서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는 김 의원 지지선언식도 열렸다. 보수 논객 지만원 씨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손상윤 뉴스타운 회장 등 내빈과 수십여 명의 지지자들이 들어찬 대강당 내부는 이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했다.

   
▲ 23일 국회도서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당대표 출마 지지행사가 열렸다./미디어펜

같은 날 오전 안상수 의원도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평소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안 의원은 이날도 짙은 파란색 계열의 정장 차림으로 국회 정론관에 등장했다. 정론관을 들어오면서는 ‘좌파정권’ ‘계파정치’ ‘대권 주자 비켜!’라고 쓰인 송판 격파 퍼포먼스도 보였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안상수의 정치 경륜과 선거경험은 승리의 약속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당 대표에 도전한다”며 “9전 5승 4패의 선거경험과 대통령 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치러 총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당권에 도전하는 데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주자 중) 한 분이 당 대표를 맡게 되면 향후 당은 대선후보들의 각축장이 되고 갈등이 격화돼 최악의 경우 분당 우려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겨우 당이 안정되고 활력을 되찾아 지지율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총선 패배로 귀결될 수 있다”며 “이번 전대는 계파를 초월해 당을 통합하고 보수우파와 중도까지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기 전 태권도 격파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