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베트남 축구가 또 한 번 기적에 도전한다. 이번에도 박항서 감독은 매직을 발휘해 일본을 꺾는 대회 최고 이변을 연출할까. 박항서 감독은 도전자 입장이지만 일본이 두렵지는 않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오늘(24일) 밤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일본의 승리가 점쳐지는 경기다. 일본은 4차례나 아시안컵 정상에 올라 대회 최다 우승국 타이틀을 보유했다. 세대교체 중이어서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지만 주전 전원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고, 4연승을 달리면서 조직력이 갈수록 안정되고 있다.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반면 베트남은 조별리그를 1승 2패 조 3위로 간신히 통과했고, 16강전에서도 요르단과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힘겹게 승리했다. 베트남은 8강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만약 베트남이 일본을 꺾으면 사상 최초로 아시안컵 준결승에 오르는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 사진=AFC 홈페이지


일본과의 일전을 하루 앞두고 박항서 감독은 AFC와 인터뷰를 통해 "일본은 강한 상대이며 (지금까지 싸워온 팀들과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다"며 일본이 강팀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이라크 이란 등 강팀들과 경기를 해본 것이 일본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이라크와는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 2-3으로 역전패했고, 이란에는 0-2로 졌다.

박항서 감독은 "일본 선수들은 경험이 많고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 우리는 완벽하게 준비를 해서 일본에 도전하겠다"며 도전자 입장에서 일본을 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대부분 일본의 승리를 예상하겠지만 우리 기술 팀들도 승리를 위해 치밀하게 상대를 분석하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두려움 없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박항서 감독은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과 맞대결에서 이겨본 적이 있다.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이 일본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이번 아시안컵 대표팀의 선수 구성은 다르지만 당시 양 팀 감독은 박항서와 모리야스였다.

비록 팀은 달라졌지만 박항서 감독이나 베트남 선수들은 불과 5개월 전 베트남이 일본을 이겼다는 사실로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분명 경기력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다소 잠잠했던 베트남 현지의 아시안컵에 대한 반응도 베트남이 8강까지 진출하자 다시 축구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일본의 8강전에서는 하노이, 호치민 등 대도시에서 대규모 길거리 응원전이 예고됐다. 베트남 국민들은 다시 한 번 '박항서 매직'에 빠져들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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