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회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뒤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요인이 없어 동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 경기와 각종 실물 경제 지표들의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미국의 긴축 속도가 완화된 것도 영향을 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앞서 지난 23일 열린 '2019년 자본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한은이 올해 금리를 동결했다가 2020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상 종료가 확인되는 시점에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강 실장은 "최근 미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 축소나 조기종료 예상이 강화되고 있고 이러한 기조가 현실화되면 국내 경기상황에 대응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 또한 "당분간 한은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완화에 따라 우리나라도 인상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고, 인상 시기는 올해 10월쯤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춘 2.6%로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이주열 총재가 이례적으로 물가 전망치 하향에 대한 여지를 남겼던 상황을 고려하면 물가 전망을 얼마나 낮출지, 동시에 성장률 전망을 어떤 식으로 조정할 지에 대한 사안이 눈여겨 볼 대목"이라며 "올해 경제 성장률은 2.7%에서 2.6%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망치를 1.7%에서 1.6%로 낮출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둔화된 국내 경기 흐름과 12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수출 증가율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 등을 감안해 기존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손보지 않고 국제유가 하락 등을 감안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낮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낮추는 등 세계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국내 경제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 경제는 수출 기여도는 낮아졌지만 소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한은이 현재 2.7%인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고, 만약 낮춘다고 해도 0.1%포인트 수준의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택시요금,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여파가 물가 상방 요인인 반면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유류세 인하 등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경우 연초 신년 간담회에서 "지난해 10월부터 국제유가가 많이 떨어져 물가 상승률은 생각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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