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과 금융규제 개혁 방안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주식거래가 여전히 부진해 예전보다는 낫겠지만 여전히 증권업의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자들이 갈팡질팡 하고 있다.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증권주 '高高'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증권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08포인트(1.23%) 오른 1650.05에 마감했다. 7월 들어서만 6.95%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42%)을 크게 웃돌았다.

HMC투자증권은 전일 전 거래일(1만900원)보다 450원(4.13%) 오른 1만1350원에 장을 마쳤다.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이달에만 11.27%나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교보증권(24.57%), 메리츠종금증권(24.77%), 미래에셋증권(9.14%) 등도 가파르게 올랐다. 이들 종목은 전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6.99%), 대우증권(6.88%), NH농협증권(6.51%), 대신증권(6.44%), 현대증권(5.92%), 삼성증권(5.30%) 등이 7월 이후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최근 증권주의 강세는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처럼 최근 증권주의 강세는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 제시된 국내 증권사 5곳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708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498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KDB대우증권(1037.42%), 한국금융지주(313.64%), 키움증권(145.60%), 삼성증권(127.92%), 우리투자증권(16.51%) 등이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한 상품운용 부문의 실적 안정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특정부문에 특화된 회사가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융규제 개혁방안'도 증권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회사의 신용공여 한도를 현행 자기자본의 60%에서 100%로 확대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관리하고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신용공여 한도가 10%포인트만 증가해도 자기자본 3조원 대형사 기준으로 보면 약 3000억원의 신용잔고가 개선된다"며 "약 2%의 이자마진이 발생하면 600억원의 순익 증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증권사 2분기 실적 부진...거래대금 부진이 영향 미쳐

증권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상반기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 상반기 대우증권의 순이익은 920억원 내외로 증권업계서 가장 우수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한국금융지주도 상반기 89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미래에셋증권도 상반기 810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도 메리츠종금증권(578억원), 키움증권(250억원)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외 대다수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보다 나빠졌다.

   
▲ 다만, 이런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은 반기에 1000억원 넘는 이익을 내던 세계 금융위기 전의 증시 호황기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구조조정 비용 반영과 증시 전반의 거래도 부진했기 때문이다/뉴시스

다만, 이런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은 반기에 1000억원 넘는 이익을 내던 세계 금융위기 전의 증시 호황기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구조조정 비용 반영과 증시 전반의 거래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개인 매매비중은 55.9%로 전 분기보다 1.9%포인트, 작년 동기보다 4.7%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2분기 주식거래 회전율도 100.3%로 사실상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승권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월세 등의 주거비용 상승과 소득 양극화 심화 등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수익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다.

강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과 금융상품 판매 잔고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금리 하락에 따른 일회성 요인보다 꾸준한 이익이 증권회사 가치 산정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