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마이웨이'에서 김병조가 우여곡절 인생사를 고백했다.

24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지구를 떠나거라"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코미디언 김병조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1975년 TBC 개그 프로그램 '살짜기 웃어예'로 데뷔, MBC '일요일 밤의 대행진'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김병조. '배추머리'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켰던 그는 돌연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1987년 6월 한 정당의 전당대회에 참석해 "다른 당을 비꼬는 개그를 해 달라"는 요청에 공연을 진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기자가 해당 발언을 기사화하면서 김병조에게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불어닥친 것. 이윽고 방송 시청 거부 운동과 퇴출 요구, 광고사의 모델 중단 결정이 이어졌다.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김병조는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는 물론이고 '너희 아이들 어느 학교 다니는지 다 알고 있다'며 가족을 위협하는 협박 전화까지 받았다"며 "그래서 가족과 뿔뿔이 흩어져서 지내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37살 전도유망한 코미디언이었던 김병조, 7년간 쌓은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진 순간이었다. 김병조 아내 김현숙 씨는 "저는 그 때 어린 마음에 남편이 나쁜 일을 저지를 것 같았다. 극단적인 생각을 할까 정말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모든 걸 혼자 감당하려고 했던 그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어준 아내 김현숙 씨. 가족이 있었기에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김병조는 "(방송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다"면서 "당시 방송국에서는 계속 나오라고 했는데, 집사람이 '김병조 씨는 자숙을 해야 합니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이 제가 방송에서 퇴출당했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억울함을 당해도 밝히려고 하지 말라'는 문장이 있다.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억울하지 않았다고 하면 인간이 아니다. 하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것이 제 잘못이라고 인정하게 됐다. (기사를 썼던) 그분들도 당연한 일을 하셨던 것이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많은 수확을 얻은 일이었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한편 '마이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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