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새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면서 코스피 지수 전체가 상승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업황 악화 우려에도 반도체주 중심의 매수세를 키우고 있어 향후 이들의 움직임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1월 들어 외국인 매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무려 8139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지수를 견인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70p(1.52%) 오른 2177.73에 장을 마쳤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작년 9월 21일 하루에 8246억원어치를 사들인 이후 약 4개월만에 최대 규모였다. 외국인은 1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3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작년 한 해 무려 5조 8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 외국인 순매수액이 2조원을 넘긴 상황이다. 지난 1월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실적 공개 이후 반도체 관련 우려가 가시지 않았음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조금씩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코스피200지수 선물에서도 외국인이 1만계약 매수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가 저점 구간을 벗어나면서 상승 탄력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와 이익추정치 하향 조합으로 극단적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났다”면서 “지수 움직임이 제한된 가운데 다음주 변동성을 증폭시킬 이벤트들이 대거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와 오는 3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가능성 등이 다시금 코스피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양상이다.

특히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쇼크 이후 오히려 주가가 오르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각각 16%, 9% 가량 치솟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업체들의 ‘어닝 쇼크’ 이후 오히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면서 “연초에 나왔던 비관적인 전망에 비해서는 상황이 다소 낙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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