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대표팀의 2019 아시안컵은 실패로 끝났다. 59년만의 우승 도전은 8강에서 허망하게 중단됐다.

뼈아픈 실패는 당연히 '대표팀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번 아시안컵 8강 탈락. 주요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은 한국 축구이니 달라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가장 손쉬운 변화는 감독 교체다. 성적을 우선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이가 감독이니, 파울루 벤투 감독은 따끔한 질책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감독 교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월드컵 실패 후 고르고 골라(?) 모셔온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지도력에 의문부호를 달았으나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내다보고 선임됐다.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대표팀 선수 구성은? 이번 아시안컵 성패와 상관없이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베트랑들의 대표팀 은퇴는 예견되기도 했고, 실제 은퇴가 가시화됐다. 기성용은 러시아 월드컵 출전 후에도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이번 아시안컵이 마지막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별리그 1차전 중국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이후 경기에 뛰지 못하고 대표팀을 이탈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구자철도 카타르와 8강전을 마친 뒤 대표팀 은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호주와 평가전을 마친 뒤 벤투 감독에게 이미 의사 전달을 했다고 한다. 무릎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내린 결정이다.

기성용과 함께 '쌍용'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청용 역시 은퇴를 고민 중이다. 어렵게 대표팀에 복귀해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으나 실망스런 결과를 낸 데 대한 자책감은 이제 대표팀에서 물러날 때가 됐다는 생각으로 연결된 듯하다.

이들 셋은 2008년부터 대표팀에서 뛰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아시안컵,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기둥 역할을 해내며 많은 기여를 했다. 30대로 접어들긴 했지만(이청용 1988년, 기성용 1989년 1월, 구자철 1989년 2월생) 아직 대표팀에서 활약이 가능한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축구가 이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체제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대교체를 서둘러야 한다. 

손흥민이 여전히 대표팀의 핵임인 사실은 변함없는 가운데 세대교체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황희찬 황인범 김민재 이승우 등이 주축이 되는 과정을 밟을 것이다. 여기에 유럽 무대에서 기량을 쌓고 있는 차세대 스타 이강인 백승호 정우영 등이 조만간 젊은피로 수혈될 것이다.

한국축구는 이제 새 판을 짜야 할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대표팀이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다음 월드컵이나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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