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7개월째 난항…닛산 로그 후속 물량도 변수
"신차 출시 없이 신규 고객 유치 어려워"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임단협이 해를 넘겨 장기화 되고 있고 한국공장에 우호적이었던 카를로스 콘 회장이 물러나며 글로벌 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신차가 아예 없는 상황에서 판매 시장을 도모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지난 24일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마무리 됐다. 현재 국내 완성차 5개사중 유일하게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노사는 지난해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약 7개월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자기개발비 2만133원 인상, 특별격려금 300만원, 단일호봉제, 2교대 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 10일 기본급을 유지하면서 생산성 격려금(PI) 350%, 이익배분제(PS) 선지급 3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등 최대 1400만원의 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노조의 이같은 입장표명이 많은 양보 끝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무분규 임단협 타결로 국내노사문화의 표본으로 불렸던 르노삼성 노조가 올해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이에 르노삼성의 입장이 더 곤란해진 상황이다. 외부적으로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부산공장에 우호적이던 카를로스 곤 전임회장이 물러나며 새로운 물량을 받기 위해 고정비의 감소라는 표면적인 효과를 보여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그간 참아왔던 노조를 감싸 안아야하기 때문,

특히 르노그룹에서 신규 물량을 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 원가와 안정적인 공급능력이다. 하지만 임단협 지연과 노조 파업으로 부산공장의 입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은 전체 생산물량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후속모델 재배정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은 올해 9월로 끝날 예정이라 매력적인 생산비용과 안정적인 생산체제를 제시해야만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교체와 그 과정에서 있었던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의 갈등으로 닛산이 르노 계열사인 르노삼성에 생산물량을 계속 위탁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노조도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보태왔지만 올해는 보상을 원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르노삼성이 수출한 로그 물량은 10만7245대로 회사 전체 수출물량의 78%, 전체 판매량의 47%를 차지했다. 이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면 르노삼성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노사갈등이 르노삼성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도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경쟁 업체보다 신차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점도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로 꼽히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특별한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지난해의 경우 클리오와 상용차 마스터 SM6의 연식변경모델 등 이슈화가 가능한 모델들이라도 존재했지만 올해는 아예 부분변경모델 조차 없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의 신차는 새로운 수요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런 이슈가 없이 한해를 넘겨야 하는 것이다. 

반면, 쌍용차는 새해 초인 지난 3일 렉스턴 스포츠의 롱비디모델 '렉스턴 스포츠 칸'을 선보였고 상반기에 코란도 C 후속모델도 출시하며 판매신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지엠도 올해 궁여지책으로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과 RV차종 중 대형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수요를 이끌기 위해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9만369대, 수출 13만7208대로 전년 대비 각각 10.1%, 22.2% 감소했다. 내수에서는 쌍용차(10만9140대), 한국지엠(9만3317대)에 밀려 5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르노삼성이 두 업체를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QM6'의 내수 실적은 2017년 2만7837대에서 2018년 3만2999대로 18.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SM6'는 3만9389대에서 2만4800대, 'QM3'는 1만2228대에서 6367대로 각각 37.0%, 47.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신차 출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인기 모델들의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고 르노삼성 입장에서도 고민되는 부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신차 라인업이 부족하지만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실적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닛산 로그 사안은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고 여러 추측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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