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란과 일본이 오늘 밤 11시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리는 경기다. 일본과 이란은 대회 전부터 한국, 호주와 함께 우승후보 4팀으로 거론됐다. 한국과 호주가 8강에서 쓴맛을 보며 탈락했다. 우승후보로 꼽힌 두 팀이 4강에서 맞붙게 됐고, 또 다른 준결승 카타르-UAE(아랍에미리트)전에서 누가 이겨 결승에 올라 오더라도 일본과 이란이 해볼 만한 상대이니, '사실상의 결승'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듯하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막강 우승후보 이란에 일본이 도전하는 경기라고 봐야 한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과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FIFA 랭킹에서 이란이 29위로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최고 순위이며, 일본은 50위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이란이 9승 6무 5패로 앞서 있다. 일본이 가장 최근 이란을 이겨본 것이 2005년 8월 치른 2006 독일 월드컵 최종 예선 2-1 승리이니 14년 전 일이다. 이란은 아시아 팀을 상대로 39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다.

   
▲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 모리야스 일본 대표팀 감독. /사진=AFC 홈페이지


이번 대회 8강까지 전적에서도 이란은 일본보다 훨씬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란은 5경기서 12골을 넣었고 실점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이라크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0-0으로 비기긴 했지만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여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일본은 5전 전승을 거두긴 했으나 8득점 3실점했고 어느 한 경기 시원하게 이겨보지 못했다. 특히 토너먼트 들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을 맞아 수비 위주 전략으로 각각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일본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일본은 세대교체에 나섰고, 감독도 니시노 아키라에서 모리야스 하지메로 바뀌었다. 

일본이 이처럼 팀 컬러가 바뀌는 와중이라 전력이 안정되지 않은 반면, 이란은 2011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케이로스 감독이 9년째 팀을 이끌며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란의 이번 아시안컵 대표팀 멤버 대부분은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뛴 선수들이다.

이란에는 확실한 원톱 아즈문도 있다. 아즈문은 이번 대회 4골을 넣으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측면을 휘젓고 다니는 자한바크시, 데자와의 위력도 상당하다. 타레미가 경고 누적으로 일본전에 뛰지 못하는 것이 조금 우려스럽지만 전반적인 공격력에서는 이란이 분명 우위다. 

일본은 에이스 오사코 유야가 부상에서 회복한 것이 반가운 소식이다. 조별리그에서 흔들리던 수비 조직력이 갈수록 틀을 갖추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일본 수비진이 이란의 화력을 어떻게 감당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일본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이란을 상대한다. 일본이 이란이라는 큰 산을 넘어 통산 5번째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까. 이란이 그래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일본을 물리칠까. 이란은 통산 3차례 우승했으나 마지막 우승컵을 안은 것이 1976년 대회로 43년만에 통산 4번째 정상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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