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이란을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28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중동 강호 이란에 3-0 완승을 거뒀다. 일본이 자랑하는 공격수 오사코 유야가 두 골을 넣으며 승리에 앞장섰고, 하라구치 겐키가 쐐기골을 보탰다.

   
▲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이로써 일본은 2011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다시 결승에 진출,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일본은 29일 열리는 카타르-UAE 승자와 오는 2월 1일 결승전을 치른다.

이란은 43년 만의 통산 4번째 우승 도전이 일본에 막혀 좌절됐다. 이번 아시안컵까지 이란을 맡기로 한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콜롬비아 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기게 됐다. 

일본의 뜻밖의 선전이 놀라웠다. FIFA 랭킹이 일본은 50위이고, 이란은 29위로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았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5경기를 치르면서 이란(4승 1무)은 12득점 무실점이었다. 일본은 5연승을 달리긴 했으나 8득점 3실점했고 시원한 경기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집중력과 끈기로 대회 최다 우승국의 진가를 드디어 드러냈다.

에이스 오사코 유야야 미나미노 다쿠미를 투톱으로 내세운 일본, 간판 골잡이 사르다르 아즈문을 원톱으로 내세운 이란은 전반 신중하면서도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란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일본은 수비 조직력으로 버텼다. 전반전은 양 팀이 각각 3차례씩 슛을 했지만 소득 없이 0의 균형이 이어졌다.

후반 들어 이란이 공세를 강화하는가 했으나 일본이 순간적인 역습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미나미노의 집중력, 오사코의 빠른 위치 선정, 이란 수비진의 쓸데없는 행동들이 어우려져 만들어진 골이었다.

후반 11분 이란 페널티 지역 부근 좌측을 돌파하던 미나미노가 이란 선수와 충돌해 넘어졌다. 반칙이 선언될 경우 페널티킥이 주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주위에 있던 이란 선수들은 주심에게 몰려가며 파울이 아니라는 제스처를 하고 있었다. 쓰러졌던 미나미노는 아랑곳 않고 볼을 따라가 살려냈고, 이란 수비진이 심판쪽으로 몰린 틈을 타 오야코가 문전 쪽으로 들어가 좋은 위치를 잡았다. 미나미노는 지체없이 크로스를 올렸고, 오야코가 헤딩슛해 이란 골문을 열어젖혔다.

선제골을 내주자 이란은 다급해졌고, 일본은 여유로워졌다. 후반 18분에는 일본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란 진영 좌측을 헤집은 미나미노가 땅볼 크로스를 하려던 순간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한 모르테자 푸랄리간지의 팔에 볼이 닿았다. 비디오판독(VAR)까지 해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오사코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이란은 반격을 위해 교체 카드를 모두 뽑으며 총공세를 펼쳤다. 일본은 앞선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베트남과 8강전에서는 1골만 넣고 지키기로 이겼지만 이날은 2골 차 여유 속에 적극적인 공격으로 이란과 맞섰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란 선수들은 서두르는 플레이로 정교함이 떨어졌고, 일본은 추가시간 하라구치 겐키의 돌파에 이은 통렬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쐐기골까지 더해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란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3실점하며 아시안컵 일본전 무승(2무 2패)의 악연 속에 정상 도전 기회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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