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9일 각 시도 광역단체 재정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와 관련해 "경제성에만 집착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면 낙후된 곳은 낙후되고 좋은 곳은 더 좋아져서 지역 간 불균형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방 숙원사업 중 일부를 선별해 조기 추진할 길을 열도록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라는 예외적 조치를 검토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이와 함께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자체를 개선해 국가균형발전 기여도에 더 비중을 두어 고려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예타는 지난 1999년 국책사업으로 인한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면제 사업 발표로 비용 대비 효과 등 경제성이 보장되지 않은 '돈 뿌리기'에 국민 혈세가 허비되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예타는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 국가예산 3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신규 사업에 적용하는 것으로, 국가재정법 제38조 및 동법 시행령 제13조의 규정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 주관으로 실시하는 사전 타당성 검증평가다.

예타는 재정사업 신규투자를 우선순위에 입각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예산낭비를 방지하고 재정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지만, 각 광역단체는 지역숙원사업을 해결할 기회로 보고 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무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대화 자체를 거부해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최저임금 결정체계,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과 같은 현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며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타협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은 지금도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노동이 존중되고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민주노총의 대승적 결단을 다시 부탁드린다"며 "민주노총의 재고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1월15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국무총리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