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포수 최경철(34)의 솔직한 고백에 잠실구장 더그아웃이 웃음으로 가득찼다.

   
▲ 3타점 적시타 날리는 LG 최경철 선수 / 뉴시스

최경철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8회 쐐기 3타점 적시타를 포함 1안타 4타점을 올리며 팀의 7-1 승리에 힘을 더했다.

수비형 포수인 최경철이 한 경기에서 4타점을 올린 것은 2004년 프로데뷔 후 처음이다.

2회말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날 경기 첫 타점을 올린 최경철은 4-1로 앞선 8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쐐기를 박는 귀한 적시타를 터뜨렸다.

삼성이 앞 타자인 이병규(등번호 7)를 고의사구로 출루시키면서 만루상황을 맞게 된 최경철은 김건한의 포크볼을 공략, 왼쪽 펜스 가장 깊숙한 곳으로 굴러가는 3타점 적시 2루타를 기록했다.

삼성은 최경철의 방망이가 약한 점을 이용, 전진수비를 펼쳤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최경철의 적시타로 7-1로 달아난 LG는 전의를 상실한 삼성 방망이를 손쉽게 막고 깔끔하게 승리했다.

경기 후 최경철은 "타석에 들어서니 수비가 확 전진한 게 보였다"며 "감독님이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것만 치라'고 조언해주셨다"고 결승타 상황을 설명했다.

이병규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자신과 승부한 것에 자존심이 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앞 타자를 거르고 나를 상대한다고 해서 전혀 기분 나쁜 것 없다. 그냥 그렇구나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이)승엽 선배도 아니고 자존심 하나도 안 상한다"고 웃었다.

최경철은 데뷔 후 처음으로 감독 추천을 받아 오는 18일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 무대에 선다.

올스타에 선발돼 자부심을 느끼느냐는 질문을 받은 최경철은 다시 한 번 "나는 자부심·자존심 그런 거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사실 올스타에 뽑히긴 했으나 경기에 나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며 "그냥 다른 팀 올스타 선수들과 인사도 하고 즐겁게 보내겠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