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제 인권단체 ‘엠네스티’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에 오랫동안 억류돼 있는 한국인의 생사 확인을 요청해달라고 촉구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50년간 북한에 억류돼 있는 TV프로듀서 황원 씨를 위한 탄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앞둔 지금 대통령께 황원 씨를 비롯한 한국 사람들의 북한에서의 강제 실종을 끝내는 데 힘을 보태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황 씨는 1969년 12월11일 강릉 발 서울 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납북됐다. 당시 탑승객 중 39명은 1970년 2월 한국으로 귀환했으나 황 씨를 비롯한 11명은 북한에 억류됐다. 

엠네스티는 “황원 씨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 요원들의 불법 작전에 연루돼 사라진 수백 명 중 한명”이라며 “아들 황인철 씨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황원 씨의 소재와 생사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수년동안 탈북 브로커에게서 제공받은 제한된 정보를 조합한 결과 황인철 씨는 아버지가 살아 있다고 여길 만한 충분한 근거를 확보했다. 실제로 살아 있다면 황원 씨는 올해 82세가 된다. 황 씨가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황원 씨를 비롯한 한국 출신 사람들의 북한에서의 강제 실종을 끝내는 데 힘을 보태주실 것을 요청한다. 이는 강제실종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엠네스티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북한 당국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요청해달라고 촉구했다. 

엠네스티는 “첫째, 황원 씨처럼 자신의 의사에 반해 북한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조사해서 그들의 생사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지체없이 제공해달라 둘째, 이들이 만약 원할 경우 한국으로 귀환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엠네스티는 “문 대통령이 이산가족상봉 대기자들과 별도로 황원 씨 가족을 비롯해 강제실종으로 분리된 가족들이 진실을 밝히고 보상 받는데 도움될 만한 효과적인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남북 이산가족상봉 절차 신속히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 1969년 12월11일 강릉 발 서울 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납북됐다가 50년간 북한에 억류중인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가 엔네스티에 제공한 가족사진./엠네스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