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24·한화 이글스)이 '깜짝 맹타'를 선보이며 팀의 연승 일등공신이 됐다.

   
▲ 사진=뉴시스

조정원은 15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한화의 8-3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2승1패로 끝낸 한화는 전반기 마지막 2연전 가운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렸다.

이날 한화의 승리 원동력으로 조정원의 맹타를 빼놓을 수 없다. 조정원은 '깜짝 맹타'로 하위타선의 핵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조정원은 타격에서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 선수다.

프로 데뷔 첫 해인 지난해 43경기에 출전한 조정원은 타율 0.19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타점은 2개에 불과했다.

올해에도 6월말까지 2군에만 머물렀던 조정원은 한화의 주전 유격수 한상훈의 부상으로 인해 1군에 오를 기회를 얻었다. 지난 6월25일 대전 롯데전에서 한상훈이 왼 발목 부상을 당하자 한화의 김응용(73) 감독은 조정원을 불러올렸다.

조정원은 1군에 올라온 후에도 타격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4안타를 때려낸 것이 전부였다. 타율은 0.118에 불과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조정원의 타격 모습을 바라보다가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에 한 손을 놔버린다. 저러면 1할 타자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말을 들은 것일까. 조정원은 이날 그야말로 '깜짝 활약'을 한껏 펼치며 김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조정원은 이날 2루타와 3루타를 각각 1개씩 때려냈는데 1군 무대 데뷔 후 장타를 때려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조정원이 멀티히트를 때려낸 것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안타를 치더라도 1안타에 그쳤다.

각각의 안타도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초 2사 2루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조정원은 좌전 적시 2루타를 뽑아내 한화에 추가점을 안겼다.

6회 선두타자로 나선 조정원은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때려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으나 한화는 김경언의 볼넷으로 2사 1,2루의 찬스를 일구며 SK를 위협했다.

7회 조정원이 때려낸 적시타는 한층 빛났다.

5-1로 앞서가다 이태양이 박정권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아 5-3으로 쫓긴 한화는 7회 이학준의 안타와 정범모의 보넷으로 2사 1,2루의 찬스를 일궜다.

이 찬스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자칫 흐름을 SK에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정원은 이런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뽑아내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조정원의 프로 데뷔 첫 3루타로 분위기를 가져온 한화는 이후 1점을 더 올려 승부를 갈랐다.

조정원은 "최근 계속해서 선발 기회가 주어졌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떨어질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을 이어간 조정원은 "오늘 마음 편하게 모든 플레이를 공격적으로 했다. 그러다보니 잘 됐다"며 밝혔다.

조정원은 "올 시즌 끝까지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