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이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화하고 11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기성용은 30일 대한축구협회(KFA)에 서신을 보내 공식적으로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또한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은퇴 심경과 팬들에 대한 인사를 전했다.

기성용은 축구협회에 보낸 서신에서 "2019 AFC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라는 큰 영광과 막중한 책임을 내려놓으려고 한다"며 공식적으로 은퇴 의사를 전달하고, "축구인생에서 국가대표는 무엇보다 소중했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어 기성용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벤투 감독님의 지도 아래 동료들과 후배들이 힘을 모아 극복하리라 믿고 있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한국 축구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원하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기성용은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해 축구 선수로서의 경력이 끝날 때까지 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보탰다. 

기성용은 한국이 8강에서 탈락한 2019 아시안컵에 대표로 출전했으나 조별리그 1차전 필리핀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더 이상 뛰지 못하고 대회를 조기 마감한 바 있다.

또한 기성용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실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될지 모르겠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로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먼저 지난 10년간 많이 부족한 나를 응원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제는 이 자리를 내려놓으려 한다. 돌이켜 보면 부족했던 부분이 참 많았는데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것 같다. 특히 주장을 맡으면서 내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면서 "항상 좋은 축구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내 마음처럼 결과를 얻지 못해 많이 힘들었다. 이번 아시안컵 또한 아쉽고 죄송한 마음 뿐이다"라고 국가대표로 보낸 지난 세월을 돌아봤다.

기성용은 은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변화를 이야기하시는 것에 동감을 하고 있다. 내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변화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들려오는것에 대해 내 자신을 돌아보며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고, 이제는 떠나는 게 맞구나 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 앞으로 대표팀이 젊고 신선한 팀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믿고 기대하고 응원하겠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한 기성용은 끝으로 "그동안 함께 했던 모든 선배님들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까지 함께해서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 그리고 선수들이 마음껏 경기장을 누빌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헌신해주신 모든 지원 스태프 여러분들께도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두루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년 월드컵까지 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도 했다.

기성용은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대표팀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로 데뷔했다. 이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등 세 번의 월드컵에서 활약했다. A매치 통산 110경기에 출전(10골)해 센추리클럽에도 가입했다. 2015년 아시안컵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기성용이 SNS에 올린 은퇴 관련 글 전문] 

사실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먼저 지난 10년동안 많이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이 자리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돌이켜 보면 부족했던 부분이 참 많았는데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장을 맡으면서 저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항상 좋은 축구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제 마음처럼 결과를 얻지 못해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번 아시안컵 또한 아쉽고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변화를 이야기하시는 것에 동감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변화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것에 대해 제 자신을 돌아보며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제는 떠나는게 맞구나 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대표팀이 젊고 신선한 팀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믿고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10대 후반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정말 너무 행복했습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정말 꿈같은 순간이었고 다시는 제 인생에 이러한 순간들이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대표팀에서의 시간은 저에게 소중했고 감사했습니다. 이제 이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지만 밖에서 항상 대표팀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한 단계 더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동안 함께 했던 모든 선배님들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까지 함께해서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마음껏 경기장을 누빌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헌신해주신 모든 지원 스태프 여러분들께도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년 월드컵까지 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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